정부 '先허용 後규제'…"100대 스타트업 70%, 국내선 규제저촉"(종합)

입력 2018-01-22 16:43   수정 2018-01-22 17:34

정부 '先허용 後규제'…"100대 스타트업 70%, 국내선 규제저촉"(종합)

문 대통령 '규제혁신 토론회'…포괄적 네거티브-규제 샌드박스 도입
"팔과 폐 이식 합법화…뮤직비디오 사전심의 없애기로"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의 출시를 우선 허용하고, 그 이후 필요할 경우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혁신이 본궤도에 오른다.
정부는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규제혁신 토론회'를 열어 혁신성장을 뒷받침할 규제혁신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실질적인 규제혁신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포괄적 네거티브와 규제 샌드박스(신산업 테스트허용) 도입을 골자로 한 규제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국무조정실 주도로 구체적인 규제혁신 추진방안을 제시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외국의 상위 100개 업체 사업모델의 한국시장 진출 시 규제저촉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70%의 사업추진은 어려웠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보고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맥킨지코리아가 공개한 보고서 내용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누적 투자액 기준 상위 100개 스타트업 기업(신생벤처)에 한국 현행법을 적용할 경우 13곳은 사업을 시작할 수 없었고, 44곳도 일부 조건을 바꿔야 규제를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지난해 7월 기준 최근 1년간 총 투자액(1천160억 달러)으로 환산해 분석하면 사업 불가가 40.9%, 조건부 가능 30.4%, 가능 28.7%로 각각 나타났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초연결 지능화 혁신(과기정통부) ▲핀테크 활성화를 통한 금융혁신(금융위) ▲에너지신산업 혁신(산업부) ▲자율주행차 규제혁신(국토부) ▲드론산업 육성(국토부) ▲스마트시티 조성·확산 (국토부) 방안 등 관계 부처별 규제혁신 방안도 보고됐다.



◇포괄적 네거티브 38개 과제 우선 해결
정부는 포괄적 네거티브로 규의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38개 과제를 우선 선정했다.
신제품 등이 법령에 저촉되지 않도록 하는 포괄적 개념정의가 7건, 유연한 분류체계 13건, 네거티브 리스트 작성 10건, 사전 심의·검사의 사후 평가·관리로의 전환 3건, 규제 샌드박스 도입 5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항목별로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현재의 선박급유업을 선박연료공급업으로 개념을 넓혀 올 하반기부터는 LNG 선박에도 연료공급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교통안전표지판의 발현 소재를 기존 광섬유에서 발광체로 넓혀 OLED(유기방광다이오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점 등이 포괄적 개념정의를 통한 규제혁신에 속한다.
또 현행법상 자동차의 종류를 구조·크기·배기량으로만 규정함으로써 초경량 전기차 등 그동안 없던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 개발 시 현행법과 충돌이 발생해 온 만큼 자동차 분류체계에 '혁신 카테고리'를 도입해 차종 구분을 유연화하는 방안은 유연한 분류체계 과제에 해당한다.
특히 분류체계의 유연화로 최근 이식기술 개발에 성공한 폐와 팔도 합법적으로 이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행법은 간·신장 등 13개 장기·조직만 이식을 허용하는데, 안면과 족부 등 그 밖의 장기·조직도 윤리위나 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경우 이식할 수 있도록 혁신 카테고리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네거티브 리스트 도입과 관련해선 유전자 치료연구를 암·에이즈 등 법에서 열거한 질환에만 허용하던 것을 앞으로는 일정 조건을 준수하면 모든 질환에 대해 허용 가능토록 해 만성질환 등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지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사전심사-사후평가 조항과 관련해선 뮤직비디오를 사전심의를 통해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등급분류를 하지 않고, 제작·배급업체 자체 심의만으로 시장에 출시한 뒤 사후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바꾸기로 했다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는 개별과제 5건도 선정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어린이가 자유롭게 노는 놀이터 모래밭처럼 제한된 환경에서 규제를 풀어 신사업을 테스트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뜻한다.
금융기관의 고객정보시스템도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허용하고,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개발한 핀테크 업체도 대출심사·예금계약 등 업무를 테스트할 수 있게 하는 방안 등을 과제로 선정했다.



◇핀테크 등 4개 분야에 규제샌드박스 법제화
정부는 개별과제 이외에 ICT(정보통신기술), 핀테크, 산업융합, 지역특구 분야에서 규제샌드박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법제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월 임시국회 심의를 목표로 정보통신융합법, 금융혁신지원법, 산업융합촉진법, 지역특구법 등 4개 법률의 제·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역특구 안에서 규제제약 없이 신기술 등의 실증·사업화 지원이 가능하도록 지역특구법을 개정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아울러 신산업 규제 특례의 원칙과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행정규제기본법개정도 추진 중이다.

◇규제 애로 89건 해결·6개 선도사업 추진
정부는 지난해 기업현장 간담회 등 32차례의 현장소통을 통해 91건의 현장애로 과제를 발굴하고 이 가운데 89건에 대해서는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해결했거나 해결하기로 했다.
다만 상수원보호구역의 전·답·임야까지 태양광발전설비 설치를 허용해 달라는 요구, 하천점용허가 시 태양광발전시설 설치기준을 완화해달라는 요구 등 2건에 대해서는 국민생명 및 환경, 안전 등을 고려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용하지 않았다.
91건의 애로를 분석해보면 신제품·신서비스의 신속한 시장진입과 시장에 진입한 신제품·신서비스의 초기 수요창출을 위한 개선건의가 모두 66건을 기록해 전체의 73%에 달했다.
규제 애로 해소를 위해 민간전문가 120명으로 구성된 신산업혁신위원회가 그동안 활동해 왔다.
혁신위는 무인이동체, ICT융합, 바이오헬스, 에너지·신소재, 신서비스 등 5개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1차 검토를 하고, 총괄위원회에서의 2차 검토를 거쳐 개선방안을 정부에 권고했다.
한편 정부는 규제혁신의 성과가 다른 신산업 분야에 긍정적 파급력을 미칠 수 있도록 6개 주요 선도사업 규제혁신을 우선 추진키로 했다.
6개 선도사업은 초연결지능화 혁신, 핀테크 활성화, 에너지신산업 혁신 및 국토부가 주관하는 자율주행차, 드론, 스마트시티 육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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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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