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고급호텔 습격…"외국인 침략자들과 괴뢰 살해"
아프간 보안군, 12시간 밤샘작전 끝에 괴한 3명 사살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호텔에서 발생한 무장괴한 인질극이 민간인이 최소 6명 숨지는 참극으로 막을 내렸다.
아프간 정부와 내전을 벌이고 있는 무장세력 탈레반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AP, AFP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밤 카불의 고급호텔 '인터콘티넨탈'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는 총격전과 함께 약 12시간 정도 계속되다가 결국 아프간 보안군에 진압됐다.
나지브 대니시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이번 총격으로 지금까지 아프간 국민 5명과 외국인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대니시 대변인은 보안군 3명 등 6명이 다쳤고 외국인 41명을 포함한 153명이 호텔에서 대피해 구조됐다고 덧붙였다.
괴한들은 소형 화기와 유탄 발사기 등으로 무장한 채 호텔에 진입했다.
그러자 보안군이 현장에 투입돼 이들과 교전했고, 괴한들은 몇몇 호텔 직원과 손님을 인질로 붙잡은 채 맞섰다.
현장을 촬영한 현지방송 화면에는 호텔 고층부로 검은 연기와 불꽃이 피어오르고, 사람들이 창문을 통해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0일 오후 9시께 시작한 보안군과 괴한들의 교전은 밤새 이어져 약 12시간 만인 21일 오전에 끝났다.
괴한 3명은 보안군에게 사살당했다.
대니시 대변인은 "건물에 더는 괴한이 남아있지 않도록 보안군이 방마다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인 자비울라 무자히드는 이메일 메시지를 통해 배후를 자처했다.
무자히드는 인터콘티넨털 호텔에 대한 공격에서 "외국인 침략자 수십명과 그들의 괴뢰가 살해됐다"고 말했다.
현재 아프간에서는 반군 세력인 탈레반뿐만 아니라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지부로 행세하는 '호라산'의 테러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내무부는 괴한들이 어떻게 호텔에 들어갔는지 조사하고 있다. 3주 전부터 한 사설 업체가 호텔 경비를 맡았다고 내무부는 밝혔다.
이날 얼마나 많은 괴한이 호텔에 침입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대니시 대변인은 3명이라고 했으나 목격자들의 4명이라는 증언이 있었고 탈레반은 5명이라고 주장했다.
1960년대 지어진 국영호텔인 이 호텔은 지금은 인터콘티넨털 체인과 관련이 없다. 공식 회의 등이 자주 열리고 국내외 손님이 많아 경비가 삼엄한 편이다.
21일에도 이 호텔에서 아프간 통신부 주최 IT 행사가 열릴 예정이어서 100명이 넘는 IT업계 종사자, 기술자, 지역 관리 등이 괴한 습격 당시 호텔에 있었다.
이 호텔은 2011년에도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탈레반 자살 테러 표적이었다.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지난 18일 극단주의단체들이 카불 시내 호텔들을 공격할지 모른다는 제보가 있다고 알리며 미국 시민들에게 경계를 당부한 바 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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