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남해 배타적경제수역의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된 여파가 항만건설에 미치고 있다.
부산신항에 컨테이너부두를 건설 중인 부산컨테이너터미널(BCT)은 지반을 다지는 데 필요한 골재를 확보하지 못해 공사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22일 밝혔다.
BCT는 민자 7천500억원으로 부산신항 5부두 옆에 3개 선석 규모의 새 컨테이너부두를 건설하고 있다.
지난해 바다를 메우는 매립을 마쳤고, 올해는 그 위에 모래 등 골재를 두껍게 쌓아 지반을 다지는 공사를 마쳐야 한다.
지반 다지기에 필요한 골재가 올해 말까지 500만㎥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해 어민들의 대규모 해상시위를 계기로 남해의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된 이후 모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부근 공사장에서 나오는 돌을 잘게 부순 쇄석이나 토사로 대체하기로 하고 현재 100만㎥를 확보했다.
나머지 400만㎥를 제때 구하지 못하면 공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BCT 관계자는 말했다.
올해 말까지 지반 다지기를 마쳐야 그 위에 하역장비 등을 설치하기 위한 상부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
서해 바닷모래나 4대강 준설토, 석재 등 대체재를 사용하면 시간과 비용이 급증하는 문제가 있다.
서해 모래나 4대강 준설토는 운반 거리가 멀어 남해 모래보다 비용이 3∼8배나 든다.
석재는 트럭으로 실어날라야 해 비용은 차치하고라도 공사 기간이 엄청나게 늘어나 2021년 2월로 예정된 컨테이너 부두 개장 시기를 맞추기 어렵다.
BCT는 개장 후 일정 기간 부두운영권을 갖는 조건으로 민자로 부두를 건설해 기부하는 협약을 정부와 맺었다.
어민들의 반대가 계속되고 있어 남해 바닷모래 채취는 당분간 재개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산림모래 등 골재 채취원을 다변화하고 바닷모래 채취량을 총 골재량의 5% 수준으로 대폭 줄이는 내용의 골재수급 안정화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런 노력에도 부족한 물량은 외국에서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BCT 관계자는 "수입모래, 다른 공사장에서 나오는 사토나 쇄석 등 다양한 대체재를 확보해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yh950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