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6시-오후 8시 진입 차량에 최고 2만7천 부과…10년전 도입 시도 땐 불발
싱가포르, 스톡홀름, 런던은 공기질 개선, 차량속도와 대중교통 이용 증가 효과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뉴욕시 맨해튼에서 교통이 가장 혼잡한 지역에 진입하는 차량에 대해 차종에 따라 25.34 달러(2만7천 원)에서 11.52달러의 혼잡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가 추진한다고 블룸버그닷컴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쿠오모 지사가 지난해 탈선, 화재 등 각종 뉴욕 지하철 사고 후 구성한 '뉴욕수선위원회(Fix NYC)'가 마련한 안은 혼잡교통료 징수 지역에 들어가는 차량을 감지, 혼잡료를 부과하는 전자 장비를 설치해 주중 오전 6시에서 오후 8시 사이에 들어가는 트럭은 25.34달러, 승용차는 11.52달러를 내게 하는 것이다. 우버, 리프트 같은 임대차량과 택시엔 한번 진입할 때마다 5달러-2달러를 물도록 했다.
이를 통해 얻게 될 수입 8억1천만 달러는 노후 지하철 보수와 버스 노선 확충 등 대중교통 개선에 투자할 계획이다.
"뉴욕 지하철은 심정지 상태여서 심장 수술을 해야 할 실정"이라고 위원회 측은 말했다. 개통 100년을 훌쩍 넘긴 뉴욕 지하철은 수십 년간 자금 부족으로 유지·보수를 제대로 하지 못해오다 특히 지난 2012년 허리케인 샌디의 내습으로 바닷물에 잠긴 이후 소금기로 인한 부식까지 진행되고 있어 최근 사고와 고장이 빈발하고 있다.
또 맨해튼 중심 상업지구에선 극심한 교통혼잡으로 인한 비용이 매년 200억 달러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최근 나왔다.
링컨 터널처럼 뉴욕 외곽에서 시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중심 상업지구로 빠지는 차량들은 기존 통행료 외에 혼잡료를 따로 물지는 않는다.
혼잡통행료 제가 시행되면 교통량이 13% 감소하고 차량 흐름이 9% 빨라지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위원회측은 예상했다.
그러나 혼잡교통료제 시행에 앞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 제도는 2020년에나 시행이 가능하다.
위원회는 대중교통 개선 자금 16억 달러 조성을 위해 교통세를 부과하고, 대중교통 접근이 좋아진 지역의 부동산에 대해 그로 인한 부동산 가치 상승을 반영해 부동산세를 인상하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쿠오모 주지사와 불화관계인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역진세"라며 혼잡통행료 부과 계획에 부정적이라고 블룸버그닷컴은 전했다.
지난 2008년엔 마이클 블룸버그 당시 뉴욕 시장이 21~8달러의 혼잡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뉴욕 주의회에서 부결되는 바람에 불발했었다.
뉴욕이 혼잡료제를 도입하면 미국에선 최초의 사례가 되지만, 싱가포르, 스톡홀름, 런던 등은 이미 유사 제도를 시행하면서 차량 진행 속도 증가, 대중교통 이용 증가, 공기 질 개선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닷컴은 덧붙였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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