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새 3배 확산…"강독성에 물과 분리어려워 생태계 파괴우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동부 해상에서 침몰한 이란 유조선 '상치(Sanchi)호'의 기름 유출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이 우려된다고 AF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13만6천t의 콘덴세이트유를 싣고 이란에서 한국으로 향하던 파나마 선적의 이란 유조선 상치호는 지난 6일 중국 동부 해상에서 홍콩 화물선과 충돌해 화재가 발생한 후 14일 폭발과 함께 침몰했다.
중국 국가해양국은 전날까지 상치호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오염된 해역의 면적이 332㎢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유출 기름으로 오염된 해역의 면적이 101㎢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나흘 새 3배 이상으로 확대된 것이다.
위성사진 판독 결과 상치호에서 유출된 기름은 크게 3개의 기름띠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기름띠의 면적이 328㎢에 달해 유출 기름으로 오염된 해역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작은 기름띠들도 계속 생겨나 전날에는 상치호 침몰 지점에서 북서쪽으로 5㎞ 떨어진 곳에서 길이 5.4㎞, 너비 1.4㎞의 기름띠가 발견됐다.
상치호 유출 기름의 빠른 확산에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는 우려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침몰 유조선에서 유출된 콘덴세이트유는 물과 분리하기 어려운 데다 독성이 매우 강해 해양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치호에 실린 콘덴세이트유는 거의 100만 배럴에 해당하는 양이다.
상치호가 침몰한 일대 해역은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어장 중 하나로서, 오징어의 산란 지역이자 참조기와 꽃게의 겨울 서식지이다.
더구나 이 일대 해역은 혹등고래와 회색고래 등 수많은 해양 포유동물의 이동 경로여서 상치호 유출 기름의 확산으로 인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밝혔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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