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밍 정협위원 재진입 실패…장쩌민 상하이 영향력쇠퇴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의 조카인 우즈밍(吳志明·66) 상하이(上海)시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이 퇴임했다.
2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열린 상하이 정협 회의에서 우 주석은 차기 정협 위원으로 선출되는데 실패했다. 이번 정협 회의를 마지막으로 퇴임하게 됐다는 의미다.
그는 현 정협 상무위원회를 대표해 업무보고를 마친 뒤 주석단의 2열로 좌석을 배정받았다.
1990년대 상하이 철도공안국 국장과 상하이시 공안국 국장, 서기를 거친 우 주석은 이후에도 상하이시 무장경찰총대 제1정치위원, 상하이시 상무위원, 정법위 서기 등을 차례로 지냈다.
특히 장 전 주석 동생의 아들이라는 배경 때문에 상하이 정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외숙에게 양자로 들어가면서 성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 제한 규정이 비교적 느슨하게 적용되고, 못다한 역할을 마무리짓게 해주는 지방 정협에서 우 주석처럼 한 임기만을 마치고 위원직까지 물러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시진핑(習近平) 친위세력의 상하이 장악과 함께 상하이를 근거지로 하고 있는 장 전 주석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약화됐음을 보여준다.
이날 정협 회의에는 시 주석의 저장(浙江)성 서기 시절 각각 비서와 감찰청장을 지냈던 리창(李强) 상하이시 서기와 잉융(應勇) 상하이시장 등 시자쥔(習家軍) 대표 주자들이 나란히 참석했다.
우 주석이 물러난 이후 둥윈후(董云虎·56) 상하이시 선전부장이 의장으로 정협 회의를 주재했다. 이는 둥 부장이 추후 정협 주석을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이다.
둥 부장은 중앙당교와 대외선전판공실에서 중국 인권을 연구해온 인사로 2011∼2015년 시짱(西藏)자치구 선전부장을 지낸 바 있다.
한편 전날 베이징에서는 전국 정협 회의가 위정성(兪正聲) 주석의 주재로 열렸다. 회의에서는 다음 회기의 전국 정협위원 명단 초안을 통과시켰다.
차기 정협 상무위원 명단 초안에는 지난해 6월 임기를 마친 홍콩 출신의 마거릿 찬(陳馮富珍·70)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포함됐다고 홍콩 성도(星島)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은 찬 전 사무총장의 연령이 적지 않지만 그의 국제적 영향력과 중국 의료체제 개혁에 대한 공로와 함께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높은 평가를 받아 정협 상무위원으로 초빙됐다고 전했다.
홍콩 위생서 서장으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방역활동을 지휘한 이후 급서한 고(故) 이종욱 박사의 뒤를 이어 2007년부터 2017년까지 WHO 사무총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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