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금서 된 책 팔다가 2015년에도 구금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당국이 금지한 책을 팔던 홍콩 출판업자가 중국을 여행하다가 열차에서 사복경찰에 끌려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홍콩 출판업자 구이민하이(桂敏海)의 딸 앤젤라 구이에 따르면 스웨덴으로 귀화해 스웨덴 국적을 지닌 그는 21일 스웨덴 외교관 2명과 함께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있었다.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이른바 '루게릭병' 증상을 보인 그는 의료 진찰 등을 위해 베이징의 스웨덴 대사관을 방문하려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갑작스레 10명가량의 사복경찰이 다가오더니 그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졌고, 이후 구이민하이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은 SCMP에 "스웨덴 정부도 사건에 대해 들었으며, 중국 대사를 초치해 구이민하이의 행방을 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사건의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이민하이는 중국 지도부에 관련된 소문 등을 담아 중국 내에서 금서가 된 책 4천여 권을 홍콩에서 판매했다가 2015년 다른 4명의 출판업자와 함께 중국 당국에 의해 연행됐었다.
수개월 후 구금에서 풀려난 구이민하이는 2003년 그가 일으킨 음주 운전 사망사고로 인해 처벌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그의 구금은 금서 출판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구이민하이의 한 지인은 그가 상하이 주재 스웨덴 영사관에 새 여권을 신청했으며, 베이징 주재 스웨덴 대사관에서 여권을 받아 중국을 떠나려고 했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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