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사이버사, '문재인·안철수' 관련글 골라 비방댓글 정황(종합2보)

입력 2018-01-23 18:17   수정 2018-01-23 18:25

軍사이버사, '문재인·안철수' 관련글 골라 비방댓글 정황(종합2보)
軍, 2013년 조사때 "대선개입 활동" 진술 확보…담당 수사관은 돌연 '전출'
당시 국방부 수사본부, 사건 은폐 정황…검찰, 前 수사 부본부장 구속영장 청구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방현덕 기자 = 2012년 12월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야권 대선 후보와 연관된 글을 골라 비방성 댓글을 다는 등 조직적인 대선개입 활동을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정작 군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이런 댓글 활동을 수사하고도, 의혹을 파헤치기는커녕 담당 수사관을 전출시키는 등 사건을 은폐하는 데 치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군의 댓글 사건 은폐 의혹을 조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당시 군 수사본부 간부가 수사를 방해한 정황을 잡고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예비역 중령 권모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씨는 2013∼2014년 국방부가 수사본부를 꾸려 사이버사 정치관여 혐의를 조사할 당시 부본부장을 맡으면서 수사본부장이던 김모 대령과 공모해 부하 수사관의 정당한 수사활동을 적극적으로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당시 수사본부 수사관과 사이버사 요원 등 사건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본부장과 권 부본부장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단서를 포착했다.
이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은 수사관은 인사 조치를 통해 수사에서 배제했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당시 수사본부 소속 A 수사관은 사이버사 요원을 상대로 조사하면서 "이태하 전 심리전단장 등 윗선의 지시로 문재인·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취지의 정치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자백성 진술을 들었다.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안 후보가 자진 사퇴하기 전까지 문·안 두 후보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였다.
A 수사관은 대선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승리로 끝나자 이 전 단장이 요원들을 모아 회식을 열고 "여러분 덕분에 대선을 훌륭히 잘 치렀다"는 격려 발언까지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그러나 당시 국방부 수사본부 수뇌부는 이 수사관에게 "분위기 파악을 못 한다"며 "대선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다시 조사하라"라는 식으로 수사 가이드라인을 내렸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수사본부는 A씨가 원칙을 지키겠다며 수뇌부의 지시에 불응하자 아예 인사 조치를 통해 A씨를 다른 곳으로 내보내고 담당자를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최근 A씨와 사이버사 요원 등을 소환해 수사본부 수뇌부의 직권남용 혐의를 파악했다.
이후 국방부는 2013년 12월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등과 관련해 사이버사 요원들이 직무 범위를 일탈하는 정치적인 글을 작성한 점을 일부 확인했으나 '조직적인 정치 개입은 없었다'라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과 이 전 심리전단장을 기소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해 '꼬리 자르기' 논란을 낳았다.
그러나 최근 김기현 전 군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된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 상황을 김관진 당시 장관 등 군 수뇌부와 청와대에 매일 보고했다고 폭로하면서 당시 수사가 부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 계기로 국방부는 관련 의혹 해소를 위해 작년 9월 사이버사령부 댓글 사건 재조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활동에 들어간 바 있다.
국방부 TF는 검찰이 권 전 부본부장의 영장을 청구하기 앞서 지난 11일 현역 육군 대령인 김 전 수사본부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검찰과 동시에 사건 축소·은폐 의혹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과 군 TF의 수사 진행 경과에 따라 김관진 전 국방장관을 비롯한 당시 국방부 수뇌부 지시 여부도 집중적인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국방부 수뇌부 개입 여부에 대해 "아직 수사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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