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기대주] 베일 가려진 원윤종-서영우 개봉 박두…메달 목표 이룰까
한국 봅슬레이 '간판'으로 급성장해 2015∼2016시즌 세계랭킹 1위
이후 악재 겹치면서 성적 하락…올 시즌 중도 귀국해 평창서 훈련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국 봅슬레이 '간판'인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BS경기연맹) 조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는 느낌이다.
현재 몸 상태와 기량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 이들이 평창올림픽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이들은 총 8회에 걸쳐 진행되는 2017∼20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에서 첫 3개 대회만 치른 뒤 한국에 돌아왔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미국에서 열린 1, 2차 대회에서 각각 10위와 13위, 캐나다에서 이어진 3차 대회에서 6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저조한 성적에 위기감을 느낀 두 사람은 남은 5차례의 월드컵 대회를 포기했다. 대신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트랙에서 훈련을 강화하는 쪽으로 계획을 틀었다.
지난해 12월 초의 일이다. 이후 이들은 비공개리에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트랙을 내려오며 실전 감각을 익히고 있다.
썰매를 조종하는 역할인 '파일럿' 원윤종과 봅슬레이의 인연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결대 체육교육과 4학년생이던 원윤종은 학교에 붙은 '썰매 국가대표 선발' 포스터를 봤다. 당시 그는 체육교사를 꿈꿨지만 호기심에 선발전에 응시했고, 얼떨결에 합격했다.
이후 과 후배인 서영우가 '브레이크맨'으로 원윤종과 짝을 이뤘다. 출발할 때 썰매를 밀고 주행이 끝나면 썰매를 세우는 게 서영우의 임무다.
이들이 봅슬레이에 입문할 때만 해도 한국은 '썰매 불모지'였다.
국내에서는 마땅한 훈련 장소가 없어 기초 체력 향상에 힘썼고, 국제대회에 나가서는 독일, 오스트리아 등 외국 선수들이 타던 썰매를 중고로 구매해서 썼다.
썰매 종목은 선수와 장비를 합친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가속을 받아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 평범한 체형이던 원윤종, 서영우가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 강도 높은 근력 강화 운동을 하면서 매 끼니 폭식한 일화는 유명하다.
2011년 7월, 강원도 평창이 꿈에 그리던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환경이 점차 개선됐다.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대폭 늘면서 두 선수는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 세계 최고 지도자들의 가르침 아래 값비싼 썰매 장비를 쓰며 실력을 키웠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18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들은 2015∼2016시즌 들어 큰 '사고'를 쳤다. 월드컵 1, 2차 대회에서 연속 동메달을 획득하며 화려하게 출발한 두 선수는 월드컵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마쳤다.
'기적'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평창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유럽, 북미 선수들이 전열을 정비한 가운데 두 선수가 자잘한 부상에 시달리고 외국인 지도자 간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2016∼2017시즌에는 월드컵 세계랭킹이 3위로 떨어졌다.
'올림픽 모의고사'로 불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1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7∼2018시즌을 앞둔 봅슬레이 대표팀은 심기일전해 조직을 정비했다.
이용 총감독이 중심을 잡는 가운데 세계적인 지도자인 피에르 루더스(캐나다) 드라이빙 코치를 영입했고, 대표팀을 이탈했던 파비오 쉬즈(스위스) 엔지니어를 다시 데려왔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1∼3차 월드컵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었다.
국내 훈련으로 전략을 바꾼 원윤종-서영우 조에게 여전히 기대가 큰 것은 썰매가 '홈 이점'이 큰 종목이기 때문이다.
IBSF의 공식 인증을 받은 트랙은 전 세계에 16개로, 코스가 저마다 제각각이다. 2016년 10월에야 완공된 평창 트랙은 대다수 선수가 낯설어한다.
반면, 평창에서 수백 번의 연습 주행을 소화한 원윤종-서영우 조는 트랙 공략법을 거의 완벽하게 터득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당초 이번 시즌 개막에 앞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내걸었다.
'홈 이점'을 살려 바람대로 메달권에 든다면 캐나다, 독일 팀들과 메달 색깔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팀들은 올 시즌 세계랭킹 1, 3위, 독일 팀들은 2, 5, 6위에 올랐다. 라트비아 팀은 4위를 차지했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국 봅슬레이 '간판'으로 급성장해 2015∼2016시즌 세계랭킹 1위
이후 악재 겹치면서 성적 하락…올 시즌 중도 귀국해 평창서 훈련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국 봅슬레이 '간판'인 원윤종(33·강원도청)-서영우(27·경기BS경기연맹) 조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는 느낌이다.
현재 몸 상태와 기량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 이들이 평창올림픽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이들은 총 8회에 걸쳐 진행되는 2017∼20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에서 첫 3개 대회만 치른 뒤 한국에 돌아왔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미국에서 열린 1, 2차 대회에서 각각 10위와 13위, 캐나다에서 이어진 3차 대회에서 6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저조한 성적에 위기감을 느낀 두 사람은 남은 5차례의 월드컵 대회를 포기했다. 대신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트랙에서 훈련을 강화하는 쪽으로 계획을 틀었다.
지난해 12월 초의 일이다. 이후 이들은 비공개리에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트랙을 내려오며 실전 감각을 익히고 있다.
썰매를 조종하는 역할인 '파일럿' 원윤종과 봅슬레이의 인연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결대 체육교육과 4학년생이던 원윤종은 학교에 붙은 '썰매 국가대표 선발' 포스터를 봤다. 당시 그는 체육교사를 꿈꿨지만 호기심에 선발전에 응시했고, 얼떨결에 합격했다.
이후 과 후배인 서영우가 '브레이크맨'으로 원윤종과 짝을 이뤘다. 출발할 때 썰매를 밀고 주행이 끝나면 썰매를 세우는 게 서영우의 임무다.
이들이 봅슬레이에 입문할 때만 해도 한국은 '썰매 불모지'였다.
국내에서는 마땅한 훈련 장소가 없어 기초 체력 향상에 힘썼고, 국제대회에 나가서는 독일, 오스트리아 등 외국 선수들이 타던 썰매를 중고로 구매해서 썼다.
썰매 종목은 선수와 장비를 합친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가속을 받아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 평범한 체형이던 원윤종, 서영우가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 강도 높은 근력 강화 운동을 하면서 매 끼니 폭식한 일화는 유명하다.
2011년 7월, 강원도 평창이 꿈에 그리던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환경이 점차 개선됐다.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대폭 늘면서 두 선수는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 세계 최고 지도자들의 가르침 아래 값비싼 썰매 장비를 쓰며 실력을 키웠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18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들은 2015∼2016시즌 들어 큰 '사고'를 쳤다. 월드컵 1, 2차 대회에서 연속 동메달을 획득하며 화려하게 출발한 두 선수는 월드컵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마쳤다.
'기적'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평창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유럽, 북미 선수들이 전열을 정비한 가운데 두 선수가 자잘한 부상에 시달리고 외국인 지도자 간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2016∼2017시즌에는 월드컵 세계랭킹이 3위로 떨어졌다.
'올림픽 모의고사'로 불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1위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7∼2018시즌을 앞둔 봅슬레이 대표팀은 심기일전해 조직을 정비했다.
이용 총감독이 중심을 잡는 가운데 세계적인 지도자인 피에르 루더스(캐나다) 드라이빙 코치를 영입했고, 대표팀을 이탈했던 파비오 쉬즈(스위스) 엔지니어를 다시 데려왔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1∼3차 월드컵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었다.
국내 훈련으로 전략을 바꾼 원윤종-서영우 조에게 여전히 기대가 큰 것은 썰매가 '홈 이점'이 큰 종목이기 때문이다.
IBSF의 공식 인증을 받은 트랙은 전 세계에 16개로, 코스가 저마다 제각각이다. 2016년 10월에야 완공된 평창 트랙은 대다수 선수가 낯설어한다.
반면, 평창에서 수백 번의 연습 주행을 소화한 원윤종-서영우 조는 트랙 공략법을 거의 완벽하게 터득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당초 이번 시즌 개막에 앞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내걸었다.
'홈 이점'을 살려 바람대로 메달권에 든다면 캐나다, 독일 팀들과 메달 색깔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팀들은 올 시즌 세계랭킹 1, 3위, 독일 팀들은 2, 5, 6위에 올랐다. 라트비아 팀은 4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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