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러시아 스캔들 수사한 트럼프 '눈엣가시' 해임하려다 실패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으로부터 앤드루 매케이브 부국장을 해임하라는 압력을 받자 사직하겠다는 위협으로 맞섰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케이브 부국장은 지난해 5월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되면서 7월까지 국장대행을 맡아 러시아 스캔들과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수사 등을 지휘했던 인물로 여야로부터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 부국장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과의 유착 의혹을 주장하며 그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트윗을 통해 "어떻게 제임스 코미와 함께 힐러리 클린턴 수사를 책임졌던 앤드루 매케이브 FBI 부국장의 부인이 선거기간 클린턴 꼭두각시들로부터 70만 달러를 후원받았는지 모르겠다. 모든 연금 혜택을 받고 은퇴까지 90일이 남았다고?"라며 매케이브 부국장을 겨냥한 바 있다.
일부 언론이 매케이브 부국장이 연금 혜택을 받기 위해 오는 3월까지 FBI 부국장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하자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며 사퇴를 압박한 것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레이 국장은 매케이브 부국장을 해임하라는 세션스 장관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자신이 사퇴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법무부 사이의 '관계'가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으로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세션스 장관은 돈 맥건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레이 국장의 이러한 반발을 전했으며 맥건은 "레이 국장을 잃을 만큼 매케이브 부국장이 가치가 있지는 않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사태가 정리됐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 국장이 진실하고 청렴하며, FBI 고위층의 위법행위를 일소하고 직원들의 신망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이어서 선택했다"며 레이 국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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