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메시지' 주목…세계화·자유무역 상징서 파장 예고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방문을 앞두고 외국산 세탁기 및 태양광 제품에 대해 '관세 폭탄'인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투하하면서 그의 '다보스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초부터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워 대대적 글로벌 무역전쟁을 예고하면서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상징과도 같은 다보스포럼을 뒤흔들어놓을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서 폐막연설을 맡았다.
AP통신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 '미국 우선주의'를 가져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행이 결정됐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과 산업, 노동자들에게 힘을 싣는 정책을 알리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매체인 악시오스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사를 대규모 감세와 주식시장 호황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경기 우승 후 트랙을 한 바퀴 천천히 도는 이벤트쯤으로 여긴다"며 "미국의 경제적 성공을 자랑하면서 글로벌 경제에도 관여할 의향을 밝히겠지만 어디까지나 미국에 우호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 세계에 IS(이슬람국가)나 북한과 같은 위협에 맞서 단합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것은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18년 만으로, 당초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도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쪽으로 계획이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국빈초청 대상으로 거론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막후 역할을 했다고 악시오스가 뒷얘기를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기애'적 성격의 틈을 파고들며 '미국 우선주의'를 다보스에서 세일즈하라고 '교묘하게' 권유했다는 것이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각국에서 이 포럼에 몰려드는 참석자들의 화려한 진용을 환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구미를 당기게 했다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이번 행사의 수행단 면면도 화려하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을 비롯, 렉스 틸러슨 국무·윌버 로스 상무·알렉스 아코스타 노동·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수행 대표단이 23일 선발대로 먼저 출발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과 함께 이들을 뒤따른다.
톰 버서트 백악관 국토안보 보좌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동행할 예정이라고 의회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반면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다보스행을 다른 스케줄을 이유로 취소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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