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FBI국장, 부국장 해임압박에 "나를 자르라" 반발(종합)

입력 2018-01-24 05:35  

레이 FBI국장, 부국장 해임압박에 "나를 자르라" 반발(종합)
법무장관, 러시아 스캔들 수사한 트럼프 '눈엣가시' 해임하려다 실패
트럼프 "전혀 아냐" vs 악시오스 "FBI·법무부 어느쪽도 부인안해"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으로부터 앤드루 매케이브 부국장을 해임하라는 압력을 받자 사직하겠다는 위협으로 맞섰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케이브 부국장은 지난해 5월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되면서 7월까지 국장대행을 맡아 러시아 스캔들과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수사 등을 지휘했던 인물로 여야로부터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 부국장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과의 유착 의혹을 주장하며 그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트윗을 통해 "어떻게 제임스 코미와 함께 힐러리 클린턴 수사를 책임졌던 앤드루 매케이브 FBI 부국장의 부인이 선거기간 클린턴 꼭두각시들로부터 70만 달러를 후원받았는지 모르겠다. 모든 연금 혜택을 받고 은퇴까지 90일이 남았다고?"라며 매케이브 부국장을 겨냥한 바 있다.
일부 언론이 매케이브 부국장이 연금 혜택을 받기 위해 오는 3월까지 FBI 부국장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하자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며 사퇴를 압박한 것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레이 국장은 매케이브 부국장을 해임하라는 세션스 장관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자신이 사퇴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법무부 사이의 '관계'가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으로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세션스 장관은 돈 맥건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레이 국장의 이러한 반발을 전했으며 맥건은 "레이 국장을 잃을 만큼 매케이브 부국장이 가치가 있지는 않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사태가 정리됐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레이 국장이 사퇴를 위협한 적이 있느냐'는 백악관 기자들의 질문에 "조금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악시오스는 "당초 보도의 내용을 고수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 국장과의 어떤 대화에도 관여되지 않았으며 우리는 그가 관여됐다고 보도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특히 악시오스는 "레이 국장과 세션스 장관 간의 대화는 몇 달에 걸쳐 있었다"며 "트럼프는 공개적 압력을, 세션스 장관은 개인적 압력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이 사안을 보도하기 전에 FBI와 법무부에 전체 기사를 보여주었지만, 어느 쪽도 레이 국장의 사퇴 위협에 관한 두 사람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설명을 문제 삼지 않았다"며 "거의 24시간이 지난 지금 역시 어느 쪽도 공식적으로 그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sh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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