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대통령' 파월 美연준의장, 상원 인준…내달초 취임(종합2보)

입력 2018-01-24 11:18   수정 2018-01-24 14:23

'세계 경제대통령' 파월 美연준의장, 상원 인준…내달초 취임(종합2보)

압도적 지지로 변호사 출신 연준 의장 탄생…2월3일부터 4년 임기 시작
저금리 기조 유지, 금리 2∼3차례 인상 전망…"옐런 정책 연속성 유지할듯"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 상원은 23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어 제롬 파월(64)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자의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미 상원은 이날 오후 5시 진행된 인준 투표에서 찬성 84표 대 반대 13표로 파월 지명자 인준안을 가결 처리했다.
애초 투표 결과는 찬성 85표, 반대 12표였으나 찬성표를 던졌던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이 나중에 반대표로 정정하면서 결과가 약간 바뀌었다.
인준 통과로 파월 지명자는 재닛 옐런 현 의장의 뒤를 이어 다음 달 3일부터 제16대 연준 의장으로서 4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그는 공화, 민주 양당으로부터 대체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이날 인준 통과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이날 표결 결과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근래 연준 의장 인준안 투표 가운데 가장 일방적인 투표였다"고 평했다. 옐런 현 의장의 경우 지난 2013년 인준 투표에서 찬성 56표, 반대 26표를 얻었고, 전임자인 벤 버냉키 전 의장은 찬성 70표 대 반대 30표로 두 번째 임기 인준을 받은 바 있다.
연준 의장직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미국뿐 아니라 '세계의 경제대통령'으로 불린다.
연준 이사를 지낸 파월 지명자는 금융규제 완화에 찬성하면서 옐런 의장처럼 점진적이고 신중한 금리 인상을 통해 금융시장의 충격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사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12년 이사로 연준에 합류한 그는 금융위기 이후 최초로 2015년 12월 첫 금리 인상이 단행된 이후의 완만한 기준금리 인상 등 점진적이고 신중한 연준의 통과정책 골격을 유지해왔다.
따라서 그의 지명은 경기 부양을 통한 경제성장 목표 3% 달성 등을 위해 현 저금리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선택이라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그가 옐런 체제의 기조를 당분간 이어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3차례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파월 지명자가 당분간 점진적인 통화긴축 정책과 연준 자산 감축이라는 옐런 의장의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고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로이터 역시 파월의 인준은 미국의 통화정책에서 연속성을 부여하는 움직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의 향후 과제는 미국 경제가 너무 과열돼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수준에서 경제 팽창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이를 위해 옐런 의장의 신중하고 점진적인 금리 정책을 계승할 가능성이 크지만,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정책을 바꿀 여지도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파월이 이끄는 차기 연준은 인플레이션율이 연준의 2% 목표치 아래에 계속 머문다면 물가압력을 높이기 위해 금리 인상 보류를 결정할 수 있고, 반대로 경기 과열의 신호가 나타나면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세제 개편으로 성장 곡선이 가팔라질 경우 연준의 금리 인상이 더욱 빨리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파월 지명자는 지난해 11월 상원 청문회에서 "필요하다면 미래의 문제들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파월 지명자는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금융 규제들을 철폐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어느 정도로 수용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명문 프린스턴대와 조지타운대학 로스쿨에서 공부한 그는 경제학 박사학위는 없다. 따라서 그는 30년 만에 경제학 학위가 없는 연준 수장이 되는 셈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재무부 국내 금융담당 차관과 '초당적정책센터'(BPC)의 방문연구원을 지냈고, 연준 입성 전 사모펀드인 칼라일 그룹의 파트너로 재직했다.
한편, 여야가 고루 인준에 찬성한 가운데 유독 2020년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양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코리 부커(뉴저지)·카말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의원과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의원,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플로리다)·테드 크루즈(텍사스)·랜드 폴(켄터키) 의원은 파월 의장의 인준에 반대했다.
워런 의원은 이날 "우리는 월스트리트에 맞설 연준 의장이 필요하다. 그 사람이 파월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YNAPHOTO path='AKR20180124011552071_01_i.jpg' id='AKR20180124011552071_0401' title='파월 연준의장 지명자[AP=연합뉴스]' caption=''/>

sh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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