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살찐 양으로 인식해 살점 떼어 내려는 생각은 천진난만"
보복수단으로 미국산 육류·콩·자동차·항공기·美국채 등 거론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외국산 세탁기·태양광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 발동에 중국 관영언론들이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중국은 한국처럼 만만하지 않으며 휘두를 몽둥이가 많다고 강조하면서, 보복 수단으로 미국산 자동차·육류·콩·면화·항공기 판매 규제는 물론 미국 국채 매각과 미국으로의 유학 억제조치까지 거론했다.
2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 타임스는 공동사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태양광 패널과 한국의 대형 세탁기를 겨냥해 칼을 들었다고 규정했다.
두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대미 무역 흑자국에 행동을 취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많은 사람은 트럼프가 대선 공약 이행에만 몰두해 중미 무역 충돌을 유발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면서 "그들조차 다음 정착지 또는 최종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이 저지르는 잘못에 대해 마치 없는 일처럼 놔두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미 싸움에서 침착하고도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중국은 미국의 적극적인 무역 동반자 겸 위엄있는 무역전쟁 상대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중국은 우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해야 한다. 다만 제소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미국의 힘이 세서 제소만으로 위협하기는 어렵다"면서 "중국은 미국에 휘두를 몽둥이가 매우 많으며 상무부 문 뒤에 놓고 한 개씩 꺼내서 미국의 머리에 혹을 내야 할 때가 되면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두 신문은 "미국산 육류의 위생 기준을 재검토할 수 있으며 콩, 면화도 중국으로선 대체 가능한 농산품"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추가 보복 수단으로 미국산 자동차·전자 제품·보잉 항공기 구매 제한·미국에의 중국 유학생 억제조치 등도 거론했다. 이와함께 "중국이 일부 미국 국채를 팔면 더 쉽게 조정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미국 전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관영언론들은 "중미 무역 충돌에서 미국이 비교적 우세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는 종종 과장돼 왔다"면서 "중국은 한국이 아니며 중국을 살찐 양으로 여겨 우리 몸에서 살점을 떼어내려는 생각은 너무 천진난만하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