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원 상생기금ㆍ1천억원 상생펀드 통해…수혜 후보기업 5천개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유미 기자 = 현대차그룹이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2·3차 중소 부품 협력사들에 1천500억원을 지원한다.
직접 납품하지 않는 2·3차 협력사의 '최저임금 충격'까지 대기업이 직접 챙기는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24일 중소벤처기업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대중소협력재단)과 이런 내용을 포함한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서울 구로동 대중소협력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체결식에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정진행 현대차그룹 사장, 김형호 대중소협력재단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500억원의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고 올해 상반기 안에 모두 집행할 예정이다. 이 기금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금난을 겪는 2·3차 중소 부품 협력사의 근로자 임금 지원에 사용된다.
현대차그룹은 대중소협력재단에 '동반성장 투자' 재원으로서 500억원 기금을 출연하고 전반적 운영 방침을 제시할 예정이다. 자동차부품진흥재단은 지원 대상 모집과 선발을 맡고, 대중소협력재단은 기금 관리·집행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다음 주 중 1차 협력사들에 안내문을 발송하고 사내 동반성장 홈페이지(winwin.hyundai.com/winwin),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홈페이지 (www.kapkorea.org) 등을 통해 지원 대상을 모집한다. 이후 최종 지원 협력사는 기업 규모, 재무 상태 등 합리적 기준에 따라 선발될 예정이다.
1천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도 조성된다.
현대차그룹이 예탁한 1천억원으로 마련된 이 펀드는 2·3차 중소 부품협력사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를 지원하거나, 회사 운영 자금 낮은 금리로 빌려주는 데 쓰인다. 긴급 자금 대출시 협력사는 시중 금리보다 2%p 낮은 우대 금리를 적용받는다. 현재 신한은행, 우리은행을 통해 대출 신청 접수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부품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상생협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상생협력기금, 상생펀드는 5천 곳에 이르는 2·3차 중소 협력사에 특화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으로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중소 협력사의 부담 해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도 이날 체결식에서 "대·중소기업 상생을 통한 혁신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저성장·양극화의 돌파구"라며 "현대차그룹과의 상생협력 협약을 계기로 2호, 3호 협약이 잇따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진행 현대차그룹 사장은 이날 협약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협력사의 납품단가 인상 계획과 관련해 "업체별로 똑같은 입장이 아닐 것"이라며 "그건 당사자 간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상생협약 체결이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그동안 협력업체에 어려움이 있을 때 저희도 발벗고 나섰고 여태까지 해오던 자세로 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해 하반기 2·3차 협력사 성장을 기반으로 자동차 부품산업 경쟁력 향상을 꾀하는 '5대 선순환형 동반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1천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과 상생펀드는 '협력사 경영 개선' 차원의 사업이고, 이 밖에도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동반성장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3차 협력사 교육 인프라 지원을 위한 '상생협력센터(가칭)' 건립, 2·3차 협력사 전용 교육프로그램 개발, 맞춤형 연구개발(R&D) 기술 지원 프로그램 운영, 협력사에 상주하며 품질·기술을 지도하는 품질기술봉사단 확대, 협력사 해외 진출 지원 등을 추진한다.
아울러 1차 협력사가 자발적으로 2·3차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 등도 운영한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1차 협력사의 2016년 평균 매출액은 2천722억원으로, 2001년 733억원과 비교해 15년 만에 3.7배로 늘었다. 연평균 성장률은 9.1%에 이를 만큼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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