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증시 상장 `위안화 자금 조달', 이달말 주총 상정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이 핵심사업인 '아이폰(iPhone)' 사업부문을 상하이(上海)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을 넘겨받을 자회사의 기업가치가 수십조 원 규모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지의 공장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비를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훙하이는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물인터넷(IoT) 사업 자회사인 '폭스콘 인더스트리얼 인터넷(FII)' 상장을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훙하이는 본사가 주관하는 아이폰 제조부문을 FII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24일 보도했다.
훙하이는 작년 말 결산에서 총매출 4조7천74억 대만 달러(약 172조1천966억 원) 중 아이폰 부문이 50% 이상을 차지했다. 그룹의 핵심사업인 셈이다. 이 부문을 넘겨받는 기업의 가치는 수십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상장이 이뤄지면 FII는 증자나 사채발행 등을 통해 독자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모기업인 훙하이는 FII 매각으로 현금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주식의 85%를 보유, 경영권은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훙하이가 핵심사업 상장검토에 나선 건 세계 각지에서 여러 건의 대형 투자를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훙하이는 중국 광저우(廣州)에 10조 원 규모를 투자, 세계 최대급 액정 패널 공장을 건설 중이다. 작년 9월에는 난징(南京)시 정부와 375억 위안(약 6조2천846억 원)의 투자협정을 맺었다.
미국 위스콘신주 패널 공장에도 100억 달러(약 10조7천160억 원)를 투자한다. 이밖에 검토 중인 투자사업도 많아 자금확보가 당면 과제로 꼽혀 왔다.
궈타이밍(郭台銘) 훙하이 회장은 2015년 국내외에서 그룹 관련 기업의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주력 생산거점으로 자금조달환경이 좋은 중국에서 계열 기업 상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조달하는 위안화 자금을 현지에 투자하면 그룹 전체로는 미국 등지에 투자할 자금 여력이 생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훙하이 자체는 대만 증시에 상장돼 있다. 자회사 상장을 통해 모회사의 이익 일부가 유출되는 등 모기업과 자회사 상장의 폐해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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