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고 무한 배상책임 물린다…'5천억 상한' 폐지키로

입력 2018-01-24 14:00  

원전사고 무한 배상책임 물린다…'5천억 상한' 폐지키로
새해 업무계획…원자력안전공개법 제정도 추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원자력발전소(원전)에서 대형 사고가 났을 때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손해배상 책임 상한을 없애는 방안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추진키로 했다.
지금은 부지당 약 5천억원으로 상한이 정해져 있어 초대형 사고가 나더라도 한수원이 추가로 배상할 의무가 없지만, 앞으로 원자력손해배상법을 개정해 상한을 없애자는 것이다.
또 가칭 '원자력안전정보 공개 및 소통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원전 안전 관련 정보를 공개토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강정민 원안위원장은 24일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18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원안위는 올해 원자력손해배상법을 개정해 대규모 원전 사고시 사업자(한수원)의 무제한 책임 원칙을 원자력손해배상법에 적용하고 배상조치액을 대폭 상향해 나가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한수원의 법정 손해배상 책임한도는 원전 부지당(고리·월성 등 총 5개) 약 5천억원으로 대형사고시 배상액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액인 약 75조원(작년 12월 기준)의 150분의 1 수준이다.
원안위는 또 원자력안전 정보공개 대상을 대폭 늘리고, 공개체계를 개선키로 했다.
공개대상을 규제기관에서 생산한 정보뿐만 아니라 사업자가 생산한 정보까지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원전지역 주민과 소통창구인 원자력안전협의회의 법적 근거도 마련키로 했다.
원안위는 이를 위해 가칭 '원자력안전정보 공개 및 소통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원안위 전체회의가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의결방식과 절차를 개선하고, 원전 소재지 자치단체장이나 주민대표의 의견 개진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원칙적으로 출석위원 전원 동의가 있을 때만 표결처리가 가능하도록 하되, 일정횟수 논의 이후에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예외적으로 표결처리를 강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원안위는 또 전체회의의 실시간 중계를 추진키로 했다. 현재 원안위는 회의록을 공개하며 일반인 방청을 허용하고 있으나, 실시간 중계를 통해 투명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원자력규제기관들도 회의를 실시간 화상중계한다.
원안위는 이와함께 원전 안전기준 강화 종합대책을 만들고, 고리 1호기의 해체에 대비해 관련 규제지침을 조기에 마련키로 했다.
현재 5% 수준인 방사선 이용기관 대비 현장 점검률을 지속적으로 높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50%까지 확대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강 위원장은 "원안위의 역할은 원자력규제를 통해 원전 중대사고 등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데 있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치우침 없이 공정하게 규제하고, 규제과정에 소통과 참여 방식을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solatid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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