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신화 정현', 이형택의 세계 36위까지 훌쩍 넘었다

입력 2018-01-24 13:45   수정 2018-01-24 15:30

'4강 신화 정현', 이형택의 세계 36위까지 훌쩍 넘었다

준결승 진출로 720점 획득해 다음 주 30위권 진입 확실시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이제는 정현(22·삼성증권 후원)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고 부를 수 있다.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준결승에서 테니스 샌드그렌(미국)을 3-0(6-4 7-6<7-5> 6-3)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앞서 한국 남자테니스에 가장 굵은 발자국을 남긴 건 이형택(42·은퇴)이었다.
이형택은 2003년 1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남자단식에서 한국 테니스 선수로는 최초로 우승한 선수다.
2000년과 2007년에는 US오픈 16강까지 올랐고, 2007년 8월 ATP 세계 36위에 이름을 올려 현재까지 한국 선수 최고 순위로 남아 있다.
정현은 지난해 11월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정상에 올라 데뷔 첫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형택이 세운 메이저대회 16강 기록도 이번 호주오픈을 통해 완전히 뛰어넘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허들은 이형택의 '세계 36위'였다.
2주 동안 열리는 메이저대회 기간에는 세계 랭킹 변화가 없다. 워낙 걸려있는 점수가 커서 대회가 끝난 뒤 발표한다.
정현의 개인 최고 순위는 지난해 9월 기록한 44위다.
이번 대회를 58위, 857점으로 시작한 정현은 4강 진출 한 번에 720점을 수확했다.
만약 정현이 4강에서 대회를 마감하면, 다음 주 1천577점이 될 전망이다.
ATP 랭킹은 최근 1년 동안 쌓은 점수를 기반으로 순위를 매긴다. 얻은 지 1년이 지난 점수는 소멸한다.
ATP 홈페이지는 선수들의 다음 주 소멸 예정 포인트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정현의 예상 포인트(1천577점)는 현재 기준으로는 28위에 해당한다.
정현은 30위권 진입이 유력한 상황이며, 세계 랭킹에서도 이형택의 높은 벽을 넘어서게 된다.
이제 정현은 '아시아 톱랭커' 자리를 노린다.
현재 아시아 1위는 니시코리 게이(24위·일본)이며, 그 뒤를 스기타 유이치(41위·일본)가 잇는다.
이미 스기타를 추월한 게 확실한 정현은 니시코리의 뒤를 바짝 쫓는다.
니시코리는 손목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당분간 투어 대회에서도 점수를 쌓기 힘든 상황이다.
정현은 호주오픈이 끝난 뒤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 '아시아 톱랭커'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더 멀리 바라보면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순위까지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니시코리는 2015년 4위까지 올라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태국의 테니스 영웅 파라돈 시차판은 2003년 9위로 '톱 10'에 진입했다.
정현이 이번 대회 준결승에 오르면 1천200점, 우승까지 차지하면 2천 점을 획득한다.
준우승할 경우 20위권, 우승하면 10위권까지 단숨에 뛰어오를 수 있다.
무엇보다 정현은 이제 22세로 기량이 한창 꽃필 시기다.
한국에서 최정상급 테니스 선수를 보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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