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남단 오키나와(沖繩)현에서 또 미군 헬기가 불시착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올해들어 벌써 이 지역에서만 3번째 미군 헬기의 불시착 사례가 나온 것으로, 일본 정부는 주일 미국 대사에 유감을 표명했다.
24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저녁 8시5분께 오키나와 도나키지마(渡名喜島)의 지자체(도나키손<村>) 운영 헬기 착륙장에 미군 후텐마(普天間)비행장 소속 공격 헬기 AH-1이 갑작스럽게 착륙했다.
미군 측은 경고등이 점멸해 사고를 피하기 위해 예방 착륙을 했다고 설명했다. 불시착 장소는 주거 지역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이었다.
불시착으로 인해 인명 피해가 나지 않았고 헬기도 외관상 큰 손상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최근 끊이지 않는 미군 헬기의 불시착에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오키나와현에서는 지난 6일 우루마시 이케지마(伊計島) 모래사장에 주일미군 UH-1 다용도 헬기가, 지난 8일 요미탄손(讀谷村)의 대형 리조트호텔 인근 폐기물처리장에 AH-1 공격 헬기가 불시착했다.
지난달 7일에는 기노완(宜野彎)시 후텐마(普天間)기지 인근의 보육원에 미군 헬기의 부품이 떨어졌고, 13일에는 미군 헬기가 후텐마시의 한 초등학교 상공을 비행하다 금속 창틀을 떨어뜨렸다.
오키나와현의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지사는 "미군은 제어불능 상태다. 관리감독이 전혀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일본 정부도 신속히 유감을 표명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본회의에서 이번 불시착과 관련, "오키나와 현민의 기분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미국측에 안전면에서 최대한 배려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은 윌리엄 해거티 주일 미국 대사에게 전화로 "극히 유감"이라며 근본적인 재발방지책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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