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어"…정부 "4월까지 자진출국 안하면 철창행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이스라엘 정부의 아프리카 출신 난민과 이주민의 강제 추방 계획에 조종사 3명이 동참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 계획에 유대인 사회의 비판이 제기된데 이어 공개적인 보이콧 움직임 마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조종사 3명이 자국에 체류 중인 아프리카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정부의 강제추방 계획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들은 이번 계획에 동원되는 비행기의 조종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은 모두 이스라엘의 엘알 항공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종사 샤울 베처는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생존을 이어갈 가능성이 거의 없는 곳으로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을 돌려보내는 일에 조종사로서, 인간으로서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른 조종사 이도 엘라드 역시 몇 시간 뒤 페이스북에 "나는 이같은 만행에 동참할 수 없다"고 게시했다.
이들의 글은 수백 차례 이상 공유됐으며, 이들의 결정을 지지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앞서 이스라엘 공군 소속 전 전투헬기 조종사였던 요엘 피터바르그는 "이스라엘은 가깝거나 먼 과거에 전세계에서 떠나온 난민들로 구성된 국가"라며 "많은 이들이 홀로코스트를 겪었고, 그들의 나라로부터 추방당했다. 그래서 더욱 더 이해심 깊고, 도덕적인 모습과 함께 난민을 어떻게 대하는지 모범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피터바르그는 2003년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공습을 '불법적이고 부도덕하다'며 거부했던 27명의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 중 한 명이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에 체류 중인 아프리카 난민·이주민 수천명이 4월 전까지 자진 출국하지 않으면 무기한 감금할 것이라고 고지했다.
대신 3개월 이내에 자진 출국하는 이주민에게는 1인당 최고 3천500달러(약 373만원)를 지원하며 이들은 본국이나 제3국으로의 이주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이스라엘 내에는 주로 에리트레아와 수단에서 온 아프리카 이주민 4만여명이 거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2013년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국경에 울타리가 세워지기 전에 넘어온 이들이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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