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상대로 주요과목 무료 강의에 해외 어학연수까지 지원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경북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인재를 키우겠다며 사설 학원과 맞먹거나 더 나은 인재양성 기관을 운영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더 나은 교육환경 조성으로 자녀 교육을 위해 대도시로 떠나는 가정이 줄어들면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5일 안동시에 따르면 2012년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퇴계학당'을 열고 매년 운영하고 있다.
퇴계학당은 시내 고교에 다니는 학생을 학년별 60명씩 선발해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수업을 한다.
서울 유명학원 강사들이 나와 국어·영어·수학을 강의한다. 수·목요일에는 논술 수업, 진학컨설팅, 학부모 간담회 등도 한다. 대학입시 설명회와 3학년 대상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올해로 운영 12년째가 되는 의성향토인재육성원도 이달 초 개강했다.
의성향토인재육성원은 시험을 거쳐 선발한 고교생 150여명을 상대로 연말까지 매주 토·일요일 수능 주요과목과 주요대학 논술·면접 강의를 하며 변화하는 입시환경에 이들이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기주도학습 및 진로·진학코칭 캠프도 연다. 캠프에서는 서울대생 등이 멘토가 돼 공부방법을 전해주거나 진로에 대해 조언을 한다.
의성군은 캠프가 학생들이 체계적인 공부 습관을 형성하고 진로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또 고교생들이 세계를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지난해에는 31명을 선발해 9일 동안 미국 하버드대 등 아이비리그 대학을 탐방하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군은 더 많은 학생이 해외 대학을 돌아보고 외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탐방 규모를 키워갈 계획이다.
또 중학생 방과후 영어심화학습과 같은 교육사업을 벌이고 성적우수 장학금을 확대한다. 실업계 기능경기 대회 우수 장학금도 신설해 학생들 학습 의욕을 키울 방침이다.
영양군도 2015년부터 중학생에게 미국 어학연수 기회를 주고 있다.
올해 어학연수생으로 뽑힌 중학생 31명이 지난 12일 미국 투산(Tucson)으로 떠났다. 이들은 4주 동안 미국에 머물며 영양군이 투산 교육청과 한 국제교류협약에 따라 현지 중학교 정규수업에 참석한다.
또 현지 가정에서 홈스테이하며 미국 가정문화를 체험하고 그랜드캐니언과 소로나 사막박물관 등으로 다니며 견문을 넓힌다.
예천군도 고교생 학업능력 향상과 진학컨설팅을 위해 인재양성원을 운영한다. 매주 2차례 서울 유명학원 강사가 국어·영어·수학 특강을 하며 고교생 공부에 도움을 준다.
이 밖에도 영주시, 청송군, 봉화군, 군위군 등 인구가 줄고 있는 경북 대부분 자치단체가 향토 인재양성을 위한 기관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출산율 감소로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막기 힘들어도 더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떠나는 것이라도 줄이면 인구 감소를 늦출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학원이 많이 없는 농촌에는 인재양성원이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되는 만큼 지방자치단체 인재육성 투자는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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