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지중해 동쪽의 국가 레바논이 해변에 쌓인 쓰레기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영국 BBC방송과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23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북쪽 해변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현장 사진을 보면 아름다운 바다와 대조적으로 플라스틱, 비닐 등으로 된 쓰레기들이 해안을 뒤덮고 있다.
지난주 발생한 강력한 폭풍 때문에 인근 쓰레기 매립장에 있던 쓰레기들이 해변까지 날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관광객들이 찾아야 할 해변이 쓰레기 냄새로 진동하자 레바논 정치인들과 환경운동가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기독교계 정파인 팔랑에당 지도자인 사미 제마엘은 고위 공무원들의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대한 양의 쓰레기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며 "해안 인근에 쓰레기 매립장을 허용한 사람은 이 재앙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리사이클 레바논'(Recycle Lebanon)을 이끄는 조슬린 케디는 "쓰레기 매립지를 확장하는 작업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드 알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당국에 해변에 쌓인 쓰레기를 치우라고 지시한 뒤 "문제를 해결할 조치를 빠르게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레바논에서 쓰레기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2015년 8월 베이루트에서는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력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민들의 불만은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수준으로 확대됐고 경찰과 충돌로 시위 참가자 1명이 숨지고 400여 명이 다쳤다.
당시 베이루트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매립장이 포화함에 따라 다른 곳을 물색해야 하는데 정부의 방치로 시내 곳곳에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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