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특별법정 심리 첫 출석…연행 직전 방송인터뷰로 별명 얻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2015년 프랑스 파리 시내 한복판에서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쇄 테러범들에게 아파트를 제공한 31세 남성에 대한 법원의 심리가 시작됐다.
경찰의 작전으로 테러범 3명이 사살된 자신의 아파트 인근에서 "테러범인줄 알았으면 집을 빌려줬겠냐"며 인터뷰에 응해 '이슬람국가(IS)의 집주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인물이다.
공영 프랑스텔레비지옹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러 혐의로 기소된 자와드 벤다우드(31)가 24일(현지시간) 파리 형사법원의 심리에 처음으로 출석한다.
벤다우드는 2015년 11월 파리 연쇄테러를 기획하고 실행한 총책 압델하미드 아바우드 일당에게 자신의 아파트를 빌려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벤다우드는 아바우드 일당이 테러리스트인지 몰랐다면서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테러가 일어난 지 닷새 뒤인 2015년 11월 18일 벤다우드의 아파트를 급습, 이곳에 은신하고 있던 아바우드와 공범 차키브 아크루와 아스나 아이트불라센 등 3명을 사살했다.
이들은 경찰의 체포작전 당시 파리 교외의 국제상업지구 라데팡스에서 자살폭탄테러를 벌이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었다.
벤다우드는 경찰에 연행되기 직전에 BFM 방송과 인터뷰에서 "누가 내게 (집을 빌려달라고) 부탁했고 그들을 돈을 받고 빌려줬을 뿐"이라면서 "그들이 테러리스트라는 걸 알았다면 내가 집을 빌려줬겠느냐"고 반문했다.
당시 가죽점퍼 차림에 젤로 머리를 빗어넘긴 모습으로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 방송 카메라에 잡힌 벤다우드의 인터뷰 영상은 네티즌들에게 조롱과 패러디의 대상이 됐다.
파리 시내에서 2차대전 이후 최대 공격이라 불리는 대규모 테러가 일어나 경찰이 용의자들을 쫓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들의 "물과 기도할 장소가 필요하다"는 부탁을 의심도 없이 들어줬다는 그의 주장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프랑스 언론들은 이런 벤다우드에 '다에시의 집주인'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다에시(Daech)는 극단주의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를 경멸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벤다우드는 과거 살인죄로 8년을 복역하고 석방된 전력이 있으나 테러와 관련한 전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판부는 벤다우드가 적극적으로 파리 연쇄테러의 기획에 공범으로 가담했는지, 아니면 주장해온 대로 단순히 돈을 받고 모르는 인물들에게 거처를 제공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심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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