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전 세계가 '가짜 뉴스'의 대처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도 가짜 뉴스를 사탄의 술책이라고 칭하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교황은 또 언론이 특종을 좇기보다는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5월13일 '가톨릭 소셜 커뮤니케이션의 날'을 앞두고 24일 가짜 뉴스의 병폐와 진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서를 발표했다.
교황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가짜 뉴스와 평화를 위한 언론'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문서에서 가짜 뉴스의 첫 사례로 구약 성서 속 이브가 뱀으로 위장한 사탄의 꼬임에 선악과를 따먹는 장면을 꼽았다.
교황은 "이브는 선악과를 따먹으면 신처럼 전지전능해질 수 있다는 사탄의 거짓 정보에 넘어간 것"이라며 "이 사례는 가짜 뉴스가 초래하는 끔찍한 결과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가짜 뉴스는 편협하고, 과민한 태도의 징표로 오만함, 증오의 확산으로 귀결된다"며 "소셜 네트워크와 다른 소통 수단을 사용해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것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고, 정치적인 결정에 영향을 미치며, 경제적 이익을 노린 것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또 "가짜 뉴스는 너무나 빨리 퍼져 책임있는 당국이 부인해도 가짜 뉴스로 인한 피해를 차단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가짜 뉴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새 편견에 가득찬, 근거없는 뉴스를 퍼뜨리는 공범이 된다"고 가짜 뉴스의 폐해를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교황은 이어 "거짓되고, 매혹적인 주장을 사람들의 마음 속에 파고 들게 하는 음흉하고, 위험한 유혹을 알아차리게끔 사람들이 뉴스의 진위를 분별하고, 평가하게끔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아울러 "언론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사명"이라며 가짜 뉴스 근절을 위해 언론 종사자들이 책임을 다해줄 것도 당부했다.
교황은 "언론은 특종에 집중하기 보다는 갈등의 근본 원인을 탐구하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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