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작사 "야간에 육안식별 가능…가장 밝은 물체될 것"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에 발사 기지를 두고 있는 미국 민간 우주항공업체 로켓랩이 지난 21일 로켓을 시험 발사하면서 디스코 볼처럼 생긴 반사 위성을 우주에 실어 보냈다고 뉴질랜드 언론들이 25일 보도했다.
'인류별'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위성은 뉴질랜드 출신의 로켓랩 창업자 피터 벡이 수년 동안 개인적으로 추진해온 프로젝트로 뉴질랜드에서 제작된 위성으로는 처음이다.
로켓랩은 25일 이 위성이 65개 반사 패널을 가진 직경 1m, 무게 8kg의 탄소섬유 소재 지오디식 구형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밤에 맨눈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로켓랩은 지난 21일 자체 제작한 일렉트론 로켓을 뉴질랜드 북섬에 있는 자사 기지에서 시험 발사, 미국 기업들이 의뢰한 상업용 위성 3개를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민간 기업이 독자 개발한 로켓을 자체 기지에서 성공적으로 쏘아 올린 건 세계에서 처음이다.
로켓랩 창업자 벡은 뉴질랜드 방송에서 인류별 위성이 지구에서 500km 상공에 떠서 9개월 동안 90분마다 지구 궤도를 한 번씩 돌게 될 것이라며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물체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한 나라가 자체적으로 만든 위성을 궤도에 올려보내면 역사에 큰 획을 긋는 것"이라며 인류별은 실질적인 목적을 가진 게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이 그걸 보면서 인류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밤하늘을 보며 일상생활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잠시 제쳐놓고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으면 한다며 "우리는 같은 종으로서 힘을 합쳐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등과 같은 큰 문제들에 함께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처럼 생긴 위성이 빠르게 돌면서 햇빛을 지구에 반사함으로써 디스코 볼과 비슷한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며 "다른 별들보다 더 밝고 깜빡이는 게 보인다면 바로 그 위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위성이 9개월 동안 궤도를 돌다가 수명을 다하면 지구의 중력 속으로 빨려 들어오면서 대기권 재진입 시 완전히 타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켓랩은 위성이 아직도 궤도에 정착하는 과정에 있는 만큼 뉴질랜드 밤하늘에서는 2월 말부터 가장 장 보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로켓랩은 본격적인 상업 발사가 시작되면 많을 때는 일주일에 한 번씩 소형 위성들을 우주로 실어 보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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