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거절에 홧김 방화 6명 숨져…경찰, 피해자 지원활동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성매매를 거절당했다는 이유로 서울 종로의 한 여관에 불을 질러 6명의 목숨을 빼앗은 50대 남성이 25일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현존건조물 방화치사 혐의로 구속된 유 모(53) 씨를 기소의견으로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유 씨는 오전 7시 50분께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현재 심경이 어떠냐', '왜 불을 질렀느냐', '피해자에게 한마디 해달라' 등 취재진 물음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떨군 채 호송차에 탑승했다.
그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서도 취재진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닫았다.
유 씨는 지난 20일 오전 2시께 술을 마신 뒤 종로구 서울장여관에 들어가 업주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거절당하자 같은 날 오전 3시께 홧김에 여관에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며 여관 업주와 말다툼을 벌이고는 경찰에 전화해 "투숙을 거부당했다"며 허위로 신고했다. 여관 업주도 유씨가 소란을 부린다며 2차례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유 씨를 자진 귀가 조치했고, 이후 여관 업주에게 앙심을 품은 유 씨는 근처 주유소에서 산 휘발유 10ℓ를 여관 1층에 뿌리고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박 모(34·여) 씨와 14세·11세 자녀를 비롯한 모두 6명이 숨졌으며 4명이 크게 다쳤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피해자 6명을 부검한 결과 전형적인 화재로 인한 사망이라는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유 씨는 범행 직후 112에 신고해 자신의 범행임을 알려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2차례 조사한 결과 유 씨에게 정신 병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 유관기관과 협의하고 검찰의 지원을 받아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구조금·장례비·의료비 등 경제적·심리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혜화경찰서 측은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피해자 보호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라며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과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hy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