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이매진] 가우도, 강진만 8개 섬 중 유일한 유인도

입력 2018-02-09 08:01  

[연합이매진] 가우도, 강진만 8개 섬 중 유일한 유인도

(강진=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남도 답사 1번지'로 불리는 전남 강진은 짙푸른 강진만의 해안과 접해 있다. 북쪽은 월출산 천황봉을 분기점으로 영암군과 경계를 이루고, 서쪽은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주작산과 덕룡산이 해남군과 경계를 이룬다. 동쪽으로는 수인산과 천개산을 경계로 장흥군과 접하여 있고, 남으로는 내륙 깊숙이 들어온 강진만의 청정해안 너머로 완도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강진만 한가운데에 면적 0.32㎢, 해안선 2.5㎞에 불과한 작은 섬이 떠 있는데, 두 개의 출렁다리와 해안산책길 '함께해(海)길'로 강진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섬의 모양이 소의 멍에를 닮았다고 해서 '가우도'(駕牛島)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우도는 도암면 망호와 대구면 저두 양쪽에서 망호 출렁다리(716m)와 저두 출렁다리(438m)를 건너서 들어갈 수 있다. 출렁다리는 차는 갈 수 없는 도보 전용 다리다.



◇ 강진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출렁다리

해상인도교인 저두 출렁다리를 들머리로 삼았다. 강진만 주변의 바다 쓰레기와 생활 쓰레기들로 만들어진 물고기 조형물을 지나 출렁다리를 건넌다. 다리는 흔들리지 않지만, 강화유리를 깔아놓은 지점에 서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중간지점의 전망대에 서면 너른 강진만의 서정적인 풍경이 얼어붙은 감성을 깨운다.
다리를 건너면 해안 덱 길과 흙길로 꾸민 생태탐방로 '함께해(海)길'이 조성돼 있다. 숲 속으로 들어가는 오른쪽 흙길을 뒤로하고. 해안을 곁에 둔 왼쪽 덱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옆으로 물결이 출렁인다. 썰물 때가 되면 차진 갯벌과 함께 돌을 쌓아 잡는 독살과 대발로 막아 잡는 덤장 등이 드러난다. 강진만은 최대 너비 약 7㎞, 길이 19㎞로 전체 해안선의 길이는 73.6㎞에 달하는 깔때기 모양이다. 해 질 녘 금빛 햇살을 머금은 갯벌은 잊지 못할 풍광을 선사한다.



강진만 풍경을 만끽하다 보면 시인 영랑 김윤식의 이름을 딴 '영랑나루 쉼터'에 닿는다. 의자에 앉아 해맑게 웃고 있는 영랑의 동상 주변으로 '모란이 피기까지는' '동백닙에 빗나는 마음' '내마음 고요히 고흔봄 길우에' 등 아름다운 서정시 세 편이 걸려 있다.
마냥 바다를 바라보며 시(詩) 한 수 읊어 본 뒤 산자락을 한 굽이 돌면 망호 출렁다리와 해상복합낚시공원이 푸른 물결 위에 떠 있다. 가우도 마을회에서 운영하는 낚시공원은 5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하는 유료 낚시터로 감성돔 등 다양한 어종이 잡힌다. 낚시공원 옆에 놓인 망호 출렁다리는 가우선착장과 망호마을을 이어준다. 다리 전망대에 서니 다산초당과 백련사를 품은 만덕산과 주작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다리 중간에서 다시 가우선착장으로 돌아온다. 선착장 인근에는 가우도치안센터, 마을식당, 황가오리빵 가게, 자판기, 매점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가우도에서 많이 잡히는 황가오리에서 이름과 모양을 딴 황가오리빵은 강진 쌀과 단호박, 달걀로 만든 쌀 빵이다.



선착장에서 콘크리트 길을 조금 더 가면 14가구 3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이다. 마을 맨 위쪽에 자리 잡은 한옥 펜션이 특히 눈에 띈다. 약 600년 전부터 고씨(高氏) 성을 쓰는 20여 가구가 살다가 떠났고, 현재는 경주 김 씨가 가장 많이 살고 있다. 마을 앞 해변의 '다산 정약용 쉼터'에는 강진으로 유배 온 다산 정약용이 장남 학연을 만나는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품이 세워져 있다. 학자 이전에 지아비이며 아버지였던 이유로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컸던 다산은 아들에게 "나는 벼슬을 하지 않아 너희에게 남겨줄 게 없다. 오직 두 글자의 놀라운 부적을 줄 테니 소홀하게 여기지 마라. 한 글자는 근(勤)이요 또 한 글자는 검(儉)"이라는 글을 보냈다. 아들을 유배지에서 맞이하던 다산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길은 해안 덱을 지나 숲길로 이어진다. 후박나무와 나무수국, 곰솔, 사스레피, 금목서 등이 우거진 숲길은 고향의 품처럼 포근하다. 바다를 옆에 끼고 흙길을 걷다보면 해변가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고, 오르막 산길도 만난다. '저두 출렁다리 0.2㎞, 짚트랙 0.35㎞'라고 적힌 안내표지판에서 산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높이 25m의 청자타워가 우뚝 서 있다.
청자타워에서 출발하는 짚트랙은 저두 해안까지 내려가는 전국 최장의 해상 하강체험시설로 길이가 무려 973m에 달한다. 짚트랙을 타고 바다를 횡단하는 시간은 1분 남짓으로 라인이 3개라 연인·친구·가족끼리 공중에서 서로 마주 보며 아찔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8년 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chang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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