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나폴레옹과 샤토브리앙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갑의 횡포, 을의 일터 = 양정호 지음. 근로복지공단에 근무하는 저자가 '지속가능한 갑질'이 가능한 하청사회의 조건으로 '지대 추구 행위'와 '외주화'를 지목한다.
'지대'(rent)는 좁게는 토지 사용에 대한 대가를 의미하지만 넓게는 토지뿐 아니라 어떤 생산요소든 공급이 고정돼 있을 때 그것에 대해 지급하는 보수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세입자가 건물주에게 매달 내는 월세 역시 일종의 지대에 속한다.
저자는 사회학습적 지대 추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사회학습적 지대는 인지도가 있는, 기득권을 가진 세력이나 개인이 주체가 된다. 사회학습적 지대 추구자는 전문 영역에서 비전문적 영역으로 세를 확장하려는 습성이 있고 정당한 노력 없이 새로운 영역에 안착하려 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저자는 가수 조영남의 그림 대작 논란 역시 사회학습적 지대 추구의 관점으로 설명한다.
하청사회의 또다른 기둥은 외주화다. 저자는 외주 또는 하청이라는 제도가 제도적으로 갑이 을에 대한 우위를 지킬 수 있도록 하며 하청사회를 지속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한다.
생각비행. 180쪽. 1만4천원.
▲ 교육의 차이 = 김선 지음. 비교교육학자인 김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가 직접 경험하고 연구한 독일과 영국, 미국, 핀란드, 싱가포르 등 5개 교육강국의 교육제도와 정책, 교육철학을 분석한다.
독일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게 해주는 것을, 영국은 배려하는 교양인을 키우는데 교육의 중점을 둔다. 미국에서는 교육에 있어 모두에게 기회를 주되 기회를 받은 이상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싱가포르에서는 유능하고 깨끗한 엘리트를 양성하기 위해 능력에 따라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교육정책을 펴고 있다. 반면 핀란드 교육정책의 핵심은 모든 시민에게 동등하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들 나라의 교육 사례를 통해 한국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나 정책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우리 아이들이 어떤 인재로 자라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이야기와 토론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교육과 철학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혜화동. 216쪽. 1만4천원.
▲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 = 프랑스의 정치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자크 아탈리가 이성과 직관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책은 먼저 역사 속 미래를 예측하려 했던 인간의 노력을 짚는다. 처음에는 신의 권능을 믿고 하늘로부터 미래를 '예언'받았다. 예언의 시대가 저문 뒤에는 과거를 통해 앞날을 유추하고 주어진 운명을 극복하려는 시대가 시작됐다. 지금은 기계를 이용해 빅데이터 같은 수학적 계산에 따른 통계와 확률로 미래를 점치는 시대가 됐다.
저자는 기계의 판단에 미래를 맡기기보다는 기계의 판단을 도구 삼아 인간이 미래 예측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만든 미래 예측법을 소개한다.
21세기북스. 김수진 옮김. 296쪽. 1만8천원.
▲ 나폴레옹과 샤토브리앙 = 알렉상드르 뒤발 스탈라 지음. 문신원 옮김.
'말로와 드골', '모네와 클레망소'에서 정치인과 예술가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교차시켜 담아낸 프랑스 작가의 또다른 교차 전기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와 작가이자 정치가였던 프랑수아 르네 드 샤토브리앙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같은 시대를 살며 서로를 증오하면서도 찬미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프랑스 혁명 이후 제1제정부터 7월 왕정이 끝날 때까지 프랑스사를 풀어낸다.
연암서가. 408쪽. 2만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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