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과 3석 차이…의원 후보자 수에 따라 1당 지위 바뀔수도
하반기 원구성도 고민…"민주평화당을 우호세력으로" 의견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서혜림 기자 = 6·13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 사수를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당의 높은 지지율 덕분에 '경선 승리가 곧 본선 승리'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광역단체장 자리를 노리는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많은 의원이 배지를 떼고 출마할 경우 자칫 25일 현재 3석 차이인 자유한국당에 원내 1당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다수의 현역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지방선거와 별개로 하반기 원구성 협상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민주당으로서는 고민이 더욱 깊다.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자천타천으로 현역의원 출마설에 이름을 올린 의원 수만 해도 20명가량 된다.
물론 당내 경선 통과 등의 과정에서 실제 선거에 출마하는 의원 수는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당의 높은 지지율 등에 힘입어 출마를 선언했거나 타진하는 의원 수가 야당보다는 훨씬 많은 편이다.
의원 출마에 따른 의석수 감소는 민주당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현재 민주당(121석)과 한국당(118석)의 의석수는 불과 3석 차이다.
금품수수 사건으로 재판 중인 한국당 배덕광 의원이 제출한 의원직 사퇴서가 수리된다 해도 4석 차이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무소속 이정현 의원과 대한애국당 대표인 조원진 의원이 한국당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만큼 만약 이들이 한국당에 합류한다면 의석 차이는 1석으로 줄어들 수 있다.
지방선거 본선에 나서는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원 수에 따라 1당 위치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정당과 후보자별 기호는 후보자 등록이 끝나는 5월 25일에 결정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후보자 등록일이 5월 24~25일인데, 5월 25일 오후 6시 후보자 등록이 끝나는 시점에서 다수 의석 등의 기준을 적용해 기호가 배정된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5월 말까지 의석수 관리가 중요한 셈이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방선거 의원 차출 자제를 얘기하는 의원들이 일부 있으나 당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며 "현재 후보군으로 거론된 의원들이 실질적으로 나가는지 안 나가는지, 당내 경선에 나가더라도 후보가 될지 안 될지, 결국 현역의원들이 나가는 지역이 몇 개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전날 지방선거기획단 회의에서 현역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기초단체장에 출마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방침을 정한 것도 '1당 사수'를 위한 고육책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런 가운데 박범계 의원이 대전시장 불출마를 선언하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시장 출마를 위해 민주당에 복당함으로써 현역의원인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출마 압박'이 다소 누그러진 점은 '의석수 지키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역시 현역의원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선 '대구시장 출마는 가혹하다'는 여론도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 사수에 더해 국회의장 선출 등 하반기 원구성의 협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민주당은 1당 지키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당 일각에서 국민의당 통합반대파 중심의 '민주평화당'(가칭)을 우호세력으로 끌어안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당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물리적으로 1당 지위가 무너지면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흐름에 대한 얘기를 안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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