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 재외국민은 일반 국민과 동일…외국 영주권 있다고 차별하면 안 돼"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국내에 상당 기간 머무르고 있는 재외국민 영유아에게 보육료와 양육수당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재일동포 3세인 A씨 등이 보건복지부 지침인 '2015년 보육사업안내'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2015년 보육사업안내는 보육료와 양육수당 지원 대상으로 한국 국적과 주민번호를 보유한 영유아로 규정하면서, 외국 영주권을 취득한 재외국민인 영유아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인과 결혼한 A씨는 일본에서 자녀를 출산한 후 함께 한국으로 건너와 거주했다. 2015년 8월 A씨는 자신의 자녀가 보육료와 양육수당 지원을 신청했지만 주민센터가 재외국민은 지원대상이 아니라며 거부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A씨는 "자신의 자녀는 국내에서 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주민등록상 재외국민으로 관리될 뿐"이라며 "다문화가정의 자녀나 난민, 복수국적자도 지원을 받는데 재외국민만 제외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재외국민 중 상당한 기간 국내에 거주하는 자들은 주민등록법상 재외국민으로 관리될 뿐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하는 등 일반 국민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며 "단지 외국 영주권을 취득한 재외국민이라는 이유로 달리 취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보육료와 양육수당은 영유아가 우리나라에 거주하면서 국내에 있는 어린이집을 이용하거나 가정에서 양육되는 경우에 지원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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