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고래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는 25일 "돌고래 쇼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서울대공원이 제주 퍼시픽랜드로 보낸 돌고래 '태지'가 쇼에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리모델링 공사 이후 재개장한 퍼시픽랜드에서 태지마저도 돌고래 쇼에 동원되고 있음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며 "하루 네차례 쇼가 끝난 이후에 돌고래들은 추가 요금을 지불한 관람객들과 물 위로 솟구쳐 올라 불편한 자세로 사진을 찍고 있다"고 주장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우울증으로 고통스러워 하던 '태지'가 시민들의 염원과는 정반대로 지금도 퍼시픽랜드 수조에서 조련사의 손짓에 따라 쇼를 하고 냉동생선을 받아먹는 노예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고 했다.
또 "무차별적으로 대중과 수시로 접촉하면서 인수 공통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도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대공원과 위탁 계약을 맺은 태지는 돌고래쇼에 동원되면 안된다며 돌고래 바다쉼터를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퍼시픽랜드에는 서울시가 위탁 사육을 맡긴 큰돌고래 태지와 제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아랑이, 혼혈종인 새끼 돌고래 두 마리 등 총 다섯 마리의 돌고래가 사육되고 있다.
태지(18세 추정)는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에서 잡혀 2008년 서울대공원에 온 수컷 큰돌고래다.
지난해 7월 제주 앞바다에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금등이·대포와 9년간 함께 생활하다가 서울대공원에 홀로 남게 되자 스트레스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퍼시픽랜드'로 옮겨졌다.
태지는 금등이·대포와 다른 종류고, 포획 지점이 아닌 국내 바다에 방류하면 적응하지 못하거나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당시 야생 방류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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