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보름 후면 올림픽인데, 국론분열 걱정된다

입력 2018-01-25 19:03   수정 2018-01-25 19:57

[연합시론] 보름 후면 올림픽인데, 국론분열 걱정된다

(서울=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이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둘러싸고 국론분열이 심각해 걱정이다. 이런 갈등은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의 사전점검단 방남 등을 거치면서 증폭됐다. 정부와 여당은 북한의 참가가 평창올림픽 성공과 한반도 긴장완화에 결정적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평창올림픽이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북핵을 기정사실로 하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평양올림픽'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한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개막 전날 평양에서 대규모 건군절 열병식을 할 것으로 알려진 것도 갈등을 부추겼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선 각각 '평화올림픽'과 '평양올림픽'을 1위로 띄우려는 '검색어 전쟁'이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24일 새벽부터 66번째 생일을 맞은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선물이라면서 '평화올림픽'을 1위로 만들기 위한 독려 운동을 펼쳤다. 이에 맞서 남북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입장 등에 부정적인 네티즌들은 '평양올림픽'을 1위로 올리기 위한 반격에 나섰다. 결국 '평화올림픽'과 '평양올림픽'은 오전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며 번갈아 1, 2위에 올랐다. 볼썽사나운 검색어 싸움을 평정한 것은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4강에 오른 정현 선수였다.

북한의 부적절한 행동도 한몫했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이후 북한은 우리 측에 호의를 베푸는 듯한 태도를 자주 보였다. 정부가 북한의 참가를 바라는 것은 이번 올림픽의 평화 분위기 고양과 향후 남북 대화 지속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오만하게 비칠 수 있는 북한의 태도가 상당수 국민을 거북하게 했을 수 있다. 실제로 현송월 단장이 왔을 때는 의전 수위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며 여야 원내대표 초청 청와대 회동을 제의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국면전환용'이라면서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당은 도리어 김 위원장에게 건군절 열병식 연기를 요청하라고 문 대통령에게 주문했다. 때마침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처음 50%대로 하락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취임 28주차 국정 수행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6.2%포인트 하락한 59.8%였다. 리얼미터는 남북 단일팀 구성, 현송월 방남 등을 둘러싼 논란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안이 급하게 진행되면서 사전에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생략됐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지금부터라도 그런 과정을 거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북한을 더 당당하게 대했으면 한다. 북한을 예우하더라도 넘치지 않는 게 좋다.

한국당도 넉넉하지 못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 특히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정치공세다. 세 차례 도전을 통해 어렵게 유치한 올림픽이다. 우여곡절 끝에 북한이 참가하게 된 것을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한국당이라고 국론분열이 더 심화하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제의한 여야 원내대표 청와대 회동엔 응하는 것이 좋다. 할 말이 있으면 청와대에 가서 떳떳하게 하면 된다. 그게 제1야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다. 평창올림픽을 유치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대회가 성공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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