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장관 미얀마 방문해 Su-30 전투기 6대 판매키로 합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신형 전투기를 동남아 국가 미얀마에 수출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미국이 미얀마 정부와 로힝야족 간 분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전 세계 여러 국가가 미얀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가들은 (사태 관련자들의) 고통을 증대시키고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행보를 취하려 하고 있다"고 러시아의 대(對)미얀마 무기 수출 합의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무기 수출로 사태를 악화시킬 것이 아니라 인도주의 지원을 통해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어트는 이어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얀마군에 무기, 군사 기술 및 자원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미얀마군이 인권, 국가 화해, 민주주의 등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는 실질적 행보를 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미얀마를 방문해 민 아웅 후라인 미얀마군 최고사령관 등과 회담하고 양국 간 군사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은 22일 쇼이구 장관의 방문에서 미얀마가 러시아의 신형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30 6대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얀마는 다른 러시아제 무기 구매에도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의 비판은 러시아와 미얀마 간 군사협력 강화가 미얀마 정부와 로힝야족 간 분쟁을 악화하고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인구의 다수가 불교도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은 오랜 핍박과 차별을 받아왔다.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이런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지난 2016년 10월과 지난해 8월 2차례에 걸쳐 경찰초소 등을 급습했다.
미얀마 정부와 군은 지난해 8월 ARSA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소탕작전에 나섰다. 유혈충돌을 피해 65만5천여 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이웃 국가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미얀마군은 이후 충돌 과정에서 로힝야족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지만, 민간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사건 초기 한 달 만에 6천700명이 학살됐다고 추정했다.
국제사회는 미얀마군의 행위를 전형적인 '인종청소' 행위로 규정해 제재를 가했지만, 미얀마는 이런 주장이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면서 국제사회의 조사요구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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