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복 단장, 펜·수첩들고 인제스피디움만 2시간 '꼼꼼히' 살펴
강릉서 올림픽 경기장·선수촌 점검…예정에 없던 강릉하키센터도 방문
(인제·강릉=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25일 방남한 윤용복 체육성 부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선발대 8명이 인제에 이어 강릉을 찾아 올림픽 시설점검을 끝으로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저녁 식사도 미룬 채 이날 오후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강릉 관동하키센터를 나서며 숨 가쁜 첫날 일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발대는 인제스피디움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긴 여행의 피로를 푼 뒤 26일에는 평창지역 올림픽 관련 시설 집중점검에 나선다.
◇ 펜·수첩 들고 인제스피디움 '꼼꼼히' 점검
북한 선발대는 우리와 단일팀을 이뤄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단과 함께 이날 오전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내려왔다.
선발대는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측 출입사무소(CIQ)에서 버스를 타고 강원도로 이동했다.
이들은 먼저 응원단 등이 묵을 숙소로 거론되는 인제스피디움을 찾았다.
인제스피디움은 호텔과 콘도 2개 동으로 250실을 갖추고 있으며 평창과 강릉까지는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
주변은 온통 300m∼400m 높이 산에 둘러싸인 데다 인제 도심지역과도 20㎞가량 떨어져 있다.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IC를 빠져나와 소양강 물줄기를 따라 족히 20㎞는 굽이진 국도를 달려야 나오는 두메산골에 있다.
평창과 강릉과의 접근성을 생각하면 다소 멀지만, 주변 시선으로부터는 자유로운 곳이다.
게다가 겨울철에는 자동차경기장 도로가 얼어붙어 모터스포츠 체험을 하기가 어려운 탓에 비수기로 분류돼 관광객들이 찾을 일은 더욱 적다.
오후 1시 5분께 인제스피디움에 첫발을 내디딘 선발대는 지체 없이 곧장 숙소점검을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선발대는 오후 2시 30분까지 오찬과 숙소점검을 마칠 예정이었으나 숙소시설 점검에 오랜 시간이 걸린 듯 오후 3시가 돼서야 식사를 위해 1층으로 내려왔다.
윤용복 단장이 손에 수첩과 볼펜을 들고 들어선 모습을 보아 인제스피디움 시설 곳곳을 꼼꼼히 살핀듯했다.
식사는 언론 등 주변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유리문 너머로 안쪽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식당이 아닌 안이 잘 보이지 않는 펍(PUB)에서 했다.
메뉴는 불갈비 버섯구이 샐러드, 메밀총떡, 해신탕, 과일 등 코스요리였다.
선발대는 이날 오후 3시 50분이 돼서야 인제스피디움을 나서 강릉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이미 강릉에 도착했어야 할 시각이었다.
◇ 예정에 없던 강릉하키센터 방문…흡족한 듯 밝게 웃으며 악수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내달린 선발대 버스는 1시간 20분여 만에 강릉 땅을 밟았다.
선발대는 이날 오후 5시 10분께 강릉 아이스아레나에 도착했다. 아이스아레나는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종목이 치러지는 올림픽 빙상경기장 중 하나다.
아이스아레나 주변으로는 선발대 일행이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경찰 기동대가 출입통로 곳곳에 배치돼 외부인 출입을 막았다.
선발대는 올림픽 준비를 모두 마친 아이스아레나 시설을 50분가량 둘러봤다.
일정대로라면 아이스아레나에 이어 강릉 올림픽선수촌을 방문하기로 돼 있었으나 선발대는 예정에 없던 강릉하키센터를 들렀다.
강릉하키센터는 북측에서 "하키센터도 한 번 보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제스피디움 점검 때 펜과 수첩을 들고 이곳저곳을 살핀 듯한 모습을 보인 데 이어 방문계획에 없던 강릉하키센터까지 살피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윤용복 단장의 꼼꼼하고 세심한 성격이 엿보였다.
선발대는 올림픽선수촌 역시 1시간가량 둘러봤다. 윤용복 단장은 선수촌 시설과 조직위 관계자의 설명에 흡족했는지 선수촌을 빠져나오며 밝은 표정으로 조직위 관계자와 악수를 했다.
이후 관동하키센터를 마지막으로 강릉의 올림픽 시설점검을 마친 선발대는 오후 9시 35분께 인제스피디움으로 다시 돌아왔다.
당초 만찬 예정시각인 오후 8시 20분보다 1시간 15분 늦은 시각이다.
선발대는 26일은 평창에서 국제방송센터(IBC),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 용평스키장 등 올림픽 관련 시설을 집중하여 점검할 예정이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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