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7년 연속 증가해 잉글랜드에 4천751명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에서 노숙인이 7년째 내리 늘고 있다.
25일 중앙부처인 주택·지역사회·지방정부부는 지난해 가을 잉글랜드 지역의 노숙인이 4천751명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전년보다 15%(617명) 늘어났다.
조사를 시작한 2010년(1천768명)의 2.7배로 불어났다. 7년 연속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인구 1천 명당 0.2명꼴이다.
이들 노숙인 가운데 14%는 여성이었고 18~25세 청년도 8%였다. 또 16%는 유럽연합(EU) 국적자, 4%는 비(非) EU 국적자였다.
수도 런던의 노숙인은 1천 명을 넘어섰다. 전년보다 18% 늘어난 1천137명으로 추정됐다. 런던 인구 1천 명당 0.31명이다.
각 구청이 작년 가을 어느 하루에 실제 거리에서 파악했거나 노숙인과 계속 접촉하는 자선단체 등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토대로 한 수치다. 노숙인은 길거리와 차나 창고 등 집이 아닌 곳에서 자는 이들로 규정된다.
진보 일간 가디언은 인구 규모를 고려하면 92개 지역에서 전년보다 노숙인이 늘었고 특히 런던이 심했다고 보도했다.
노숙인 지원 자선단체에서는 "재앙"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자선단체인 크라이시스 채러티의 존 스파스는 "더 많은 사람이 위험하고 차가운 곳으로 내몰려야 한다는 것은 정말로 재앙"이라며 "상황이 어떻게 나빠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드폴 UK 인터렘의 이언 브래디 대표는 "결연한 대응이 없다면 1980년대와 1990년대 봤던 지극히 많은 노숙인을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세인트 문고스의 하워드 싱클레어 대표는 "7년 연속 증가해 2010년보다 169%가 증가한 것은 충격적이고 스캔들이다"며 "정부가 노숙인을 줄이겠다고 약속해 환영했지만, 이 수치는 시급성을 상기시켜준다"고 말했다.
보수당 정부는 2022년까지 노숙인을 절반으로 줄이고 2027년까진 거리에서 노숙인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야당인 노동당 예비내각 주택담당 의원인 존 힐리는 "부끄러운" 수치라며 "저렴한 주택 공급 투자 삭감, 주택지원 삭감, 노숙인을 위한 서비스 기금 삭감 등 보수당 정부 결정에 따른 직접적인 결과"라고 공격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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