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시기 맞춰 내달 1∼24일 강릉 전시회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북한 선수들이 DMZ를 기록한 내 사진을 꼭 봤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속 평화의 메시지가 꼭 전달되기를 희망합니다."
민간인 최초로 비무장지대(DMZ)를 사진으로 기록해 'DMZ의 사진가'로 불리는 최병관(68) 작가는 다음 달 1∼24일 강원도 강릉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자신의 전시회를 앞두고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강릉시의 초청으로 성사된 이번 전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하고자 마련됐다.
애초 그는 올림픽 경기가 펼쳐지는 강릉올림픽파크에 인접한 강릉아트센터를 전시회 장소로 택했지만, 올림픽 행사가 예정된 탓에 마음을 접어야 했다.
이곳에서는 다음 달 8일 북한 예술단 삼지연 관현악단이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 작가는 29일 "올림픽으로 모인 전 세계 사람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전시회를 하기로 했다"며 "강릉아트센터에서 전시회를 할 수 있었다면 북한 선수들이 제 사진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인천 출신인 그는 줄곧 고향에서 작품활동을 하다가 1996∼1998년 한국전쟁 이후 민간인 최초로 휴전선 서쪽 끝부터 동쪽 끝까지 248㎞를 3차례 횡단하며 DMZ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2000∼2003년에는 전쟁으로 끊어진 경의선 철도를 잇는 역사적 현장을 누비며 방대한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녹슨 철모의 구멍을 비집고 피어오른 꽃들. 남북의 철조망 넘어 보이는 휴전선 동부전선의 설산(雪山). 분단의 정적 속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새들.
전쟁의 상흔을 바라보며 평화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사진에 담았다.
그는 "DMZ의 생태가 아름답게 되살아나는 현장을 보면서 이곳이야말로 평화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다"며 "내 사진을 보는 사람들이 간접적으로나마 DMZ를 접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고 작품의 취지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46점의 사진이 전시된다. 평창올림픽을 기념해 개최하는 전시회이니만큼 주로 강원지역 휴전선 현장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된다.
그는 평창과 강릉을 찾는 북한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전시회를 찾아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남한에서는 곳곳에 전망대가 마련돼 DMZ를 직접 볼 기회가 많지만, 북한에서는 출입뿐 아니라 관측도 엄격히 통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작가는 29일 "북한 사람들이 내 사진을 본다면 아마도 생전 처음 DMZ를 눈으로 접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남북 사이에 이런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평창올림픽이 무사히 치러져 '평화의 초석'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는 그는 전시회가 조금이나마 이에 도움된다면 더는 바랄 게 없다며 올림픽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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