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변호사 "朴-崔 갈라서 싸우게 하는 꼴…검찰이 원하는 것"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속은 것 같다는 심경을 털어놓았다는 취지로 말한 유영하 변호사의 언론 인터뷰는 사실과 달라 유감이라는 입장을 최씨 측이 밝혔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유 변호사가 바둑으로 따지면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순실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몇 번이나 '내가 속은 것 같다. 내가 참 많은 걸 몰랐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인터뷰에 대해 이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최씨에게 속았으니 이실직고하라는 취지가 담겨있다"면서 "두 사람을 갈라서서 싸우게 하는 꼴인데 이는 검찰이 원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씨의 선고 전 민감한 시기에 이뤄진 인터뷰가 재판부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검찰이 인터뷰 기사를 증거로 제출할까 봐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또 유 변호사의 인터뷰 기사에 담긴 최씨 관련 내용에 대해 "특정 변호인(유 변호사)의 추리가 들어가 있다"며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최씨가 2016년 9월께 문제가 불거진 사업체인 '비덱'에 대해 박 전 대통령에게 모른다고 했고, 딸 정유라와 관련해 당시 교제하던 신주평씨를 떼어놓기 위해 군대에 보내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는 정씨가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대통령에게 한 적이 없다. 전혀 안 맞는 이야기다"라며 "박 전 대통령이 비덱을 특정해 물어보지 않았고 당시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 물어 최씨가 '들어가서 해명하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터뷰 상당 부분 내용이 박 전 대통령의 진의를 그대로 전달하지 않은 것 같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 변호사는 유 변호사 인터뷰에 대해 최씨가 어떻게 반응했느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으리라고 믿지 않는다고 했다"며 "최씨는 자신의 행동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점을 반성하고 있다. 원망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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