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동강 국민의당…반통합파 창준위에 安 무더기 징계로 응수(종합)

입력 2018-01-28 18:03  

두 동강 국민의당…반통합파 창준위에 安 무더기 징계로 응수(종합)
민평당 발기인대회 세몰이…"개와 고양이 결혼시키나" 통합파에 욕설도
찬성파 "반통합파가 호남팔이"…사법조치 시사에 당비대납 의혹제기도
결별 전대까지 일주일 '진흙탕 싸움' 예고…중립파 거취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설승은 기자 =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두고 국민의당이 극심한 내홍을 겪는 가운데 통합반대파가 28일 신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결별을 공식화했다.
여기에 안철수 대표 역시 이날 오후 긴급 당무위원회를 열어 반대파 인사 179명에 대한 무더기 중징계를 의결, 양측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당 안팎에서는 바른정당과의 합당 의결을 위해 안 대표가 추진해온 2·4 전당대회까지 남은 7일이 국민의당의 분열 수준과 찬반파의 세 규모를 가늠할 '운명의 한 주'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반대파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당 발기인대회 및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들은 신당 명칭을 '민주평화당'(민평당)으로 확정하며 조배숙 의원을 창준위원장으로 임명했고, 의원 16명을 포함해 2천485명으로 구성된 발기인 명단을 공개했다.
의사봉이 준비되지 않아 주먹으로 단상을 내리쳐 의결하는 등 행사가 급히 준비된 듯한 모습도 있었지만, 이날 행사장에는 1천여명의 발기인이 모여들며 세를 과시했다.
출범식에서는 안 대표를 비롯한 통합 찬성파에 대한 날 선 공세도 이어졌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저쪽(바른정당)은 쿠데타로 시작해 권위주의 정권과 독재 정권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후예"라고 비판했다.
정인화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서로 DNA가 다른 정당이다. 고양이와 개를 결혼시키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고, 발기인들 사이에서는 안 대표를 겨냥해 "대통령병에 걸렸다"라는 비판과 "미친 X"이라는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창준위는 내달 1일 서울, 경기, 광주, 전북, 전남 등 5개 지역 시도당 창당대회를 개최한 뒤 6일에는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분당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통합반대파가 기세를 올리자, 안 대표 측에서는 당무위를 소집해 반통합파 179명에 대한 '2년 당원권 정지'를 의결하는 등 대규모 징계 카드로 맞불을 놨다.
안 대표는 이날 당무위 직전 보도자료를 배포, 반대파를 향해 "정치적 패륜 행위", "각목전대와 다르지 않은 저열한 행위" 등 맹비난을 쏟아냈다.
신용현 수석대변인도 기자들을 만나 "징계 이후에도 법률적으로 대처해야 할 일이 있으면 논의해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당무위는 "신당 창당추진위원회 중책을 맡은 한 중진의원의 지역구에서 집단 당비 대납의혹이 불거졌다"며 조사단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철근 대변인 역시 논평을 내고 "아무런 명분이 없는 분당행위는 헌정사에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결국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야말로 호남팔이이자 호남배신이 아니고 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하루가 멀다 하고 '문비어천가'를 부른다고 여당의 높은 지지율에 기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에서 빨리 깨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이같은 '강경책'은 반대파의 신당 창당으로 인한 당원들의 동요를 최소화하고,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면서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추진위원회 인선을 확정하고 29일 첫 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통합 작업에 속도를 냈다.



양측이 극한대치를 이어감에 따라 2·4 전당대회까지 남은 1주일은 완전히 갈라서기 위한 '이별의 준비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측의 결별은 이른바 '아름다운 이별'과는 거리가 먼 '진흙탕 난투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당장 이날 안 대표가 반대파를 징계한 사실이 알려지자, 민평당 창준위 장정숙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헌정사상 전무후무한 정당 민주주의 유린 숙청정치이자 친위 쿠데타"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장 대변인은 "안 대표가 아무리 징계 칼춤을 휘둘러도 법원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독재정치와 거짓말정치를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거취를 명확히 하지 않은 '중립파'가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사다.
중립파가 대거 민평당에 합류한다면 민평당은 의원 20명을 채우며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지만, 이들이 잔류한다면 민평당의 교섭단체 구성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탈당은 하되, 민평당에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중재안'에 대한 안 대표의 응답을 기다리겠다며 거취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중재안의 효력이 사라진 데다 내달 4일 전후로 민평당 합류 인사들의 대규모 탈당이 예상되는 만큼 중립파에게도 결단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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