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호주서 TV 과장광고 '난타전'…LG '판정승'

입력 2018-01-28 07:01  

삼성-LG, 호주서 TV 과장광고 '난타전'…LG '판정승'
QLED·OLED 분쟁…삼성 4개中 3개·LG 9개中 2개 '사용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국내 양대 가전 메이커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호주에서 서로 상대측 TV제품의 과장광고를 주장하면서 분쟁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 프리미엄 TV시장에서 각각 QLED와 올레드(OLED) 진영을 주도하는 두 회사가 건전한 경쟁 관계를 넘어 다른 나라에서까지 감정싸움을 벌이면서 확전 조짐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호주광고심의위원회 산하 광고분쟁사무국(ACB)은 최근 삼성전자 QLED TV와 LG전자 올레드 TV의 마케팅 표현을 놓고 과장 여부에 대한 심의 결과를 잇달아 발표했다.
이번 심의는 두 회사가 상대측 제품의 광고에 대해 허위·과장이라며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데 따라 진행됐다.
결과는 LG전자가 문제 삼은 삼성 QLED TV의 마케팅 용어 4개 가운데 3개, 삼성전자가 과장이라고 주장한 LG 올레드TV의 마케팅 용어 9개 가운데 2개가 각각 '사용금지' 판정을 받으면서 일단 LG측의 '판정승'으로 일단락됐다.
ACB는 삼성전자가 QLED TV의 화질 장점을 부각하려고 동원한 '컬러볼륨 100%(color volume 100%)'·'HDR(하이다이내믹레인지) 2000'과 벽걸이로 설치할 때 벽과 밀착된다는 의미로 사용한 '노 갭 월 마운트(No gap wall mount)' 등 3개 표현이 과장됐다고 판정했다.
다만 자발광을 의미를 담은 'QLED'를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 TV에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LG측 주장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는 기준이 불명확하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LG전자의 광고 문구와 관련해서는 OLED TV 구조를 설명할 때 사용한 '컬러 필터 없음(No colour filter)'과 시야각의 우수성을 주장한 '어느 각도에서나 완벽한 이미지(Perfect image from any angle)' 등 2개 표현이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속일 수 있다고 삭제를 명령했다.
아울러 '무한대 명암 영역(Infinte contrast range)'의 경우 영역 대신 '비율(ratio)'로 바꿔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의를 제기했던 '퍼펙트 블랙(Perfect Black)', '뛰어난 이미지(Superior image)', '10억개 색상'(one billion colours)' 등 다른 표현은 문제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과장광고 분쟁'은 지난해 7월말 LG전자가 먼저 이의를 제기하자 삼성전자가 9월말 '보복성' 이의 제기로 맞불을 놓으면서 사태가 확산됐다. ACB 판정은 각각 10월과 12월에 나왔으며, 양측이 대체로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달 초 최종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는 지난 2012년에도 LG전자가 삼성전자 세탁기 광고에 대해 광고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이의를 신청하면서 분쟁을 벌인 바 있다"면서 "호주는 광고 심의가 깐깐한 나라로 유명해 글로벌 기업들의 국지전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huma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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