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호반건설이 시공능력평가 3위의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되면서 이 회사의 연혁과 창업주 등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광주·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중견 건설사다. 1989년 직원 5명의 지방 임대주택 사업자로 시작해 지금은 시공능력평가 13위까지 급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이 7조원을 넘기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재계 서열 47위에 올라 있다.
2017년 말 누적 자기자본이 5조3천억원으로 우량한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1989년 자본금 1억으로 설립된 호반건설은 광주 삼각동 148가구의 임대주택을 시작으로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창업 당시 28세였던 김상열 회장은 IMF 경제위기 때 첫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부도 위기를 맞이한 시점에 시공능력과 탄탄한 재무건전성 등을 바탕으로 광주, 호남을 중심으로 성공적인 임대주택 사업의 성공을 이어갔고, 여기에 힘입어 주택분양 사업에 진출할 기반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후 호반건설은 2000년대 이르러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2002년 천안, 대전, 울산, 전주 등 전국에서 성공적인 분양 성적을 써 나갔고, 서서히 주택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호반건설은 2005년에는 본격적으로 수도권 사업에 뛰어들었다.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고 아파트 브랜드 '호반베르디움'을 론칭했다. 이후 용인, 춘천, 충북 오송 등에 호반베르디움을 성공적으로 공급하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시장 침체기를 호반건설은 또 한차례 도약의 계기로 삼았다.
이 시기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위기를 맞은 건설사들이 내놓은 수도권의 알짜 부지를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해 과감히 매입했고, 2009년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든 이후 이 부지들(인천 청라, 고양 삼송, 광교, 판교 등지)에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흥행 기록을 써 나갔다.
이후에도 세종시, 동탄2신도시, 전북혁신도시, 시흥 배곧신도시 등 인기 택지지구에서 성공적인 분양을 이어간 호반건설은 2013년 주택시장 침체기에 LH가 공급한 공공택지를 다시 한 번 대대적으로 매입해 지금까지 12만 가구 이상을 공급한 주택전문 건설업체로 자리 잡았다.
2015년부터는 도시정비사업에도 뛰어들어 서울, 부산 등 알짜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호반은 이러한 과정에서 사업 다각화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2001년 스카이밸리 C.C, 2010년 하와이와이켈레 C.C, 2011년 KBC광주방송, 2016년 울트라건설, 2017년 제주퍼시픽랜드 등을 인수하며 M&A 시장에서도 '단골'로 등장해 왔다.
최근 금호산업, 동부건설, SK증권 등의 매물에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다가 막판에 발을 빼기도 했다.
호반그룹의 김상열 회장은 신중한 경영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무리한 사업확장 대신 안정적인 경영을 고수해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무차입 경영'과 '90% 원칙(이미 분양한 단지의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더는 신규분양을 하지 않는다는 뜻)'을 철저히 지킨 경영방식이 유명하다.
업계에서는 호반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국내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삼아온 호반건설이 이번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전국구 건설사로 확고히 도약하는 것은 물론 해외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새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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