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입막는' 수치의 미얀마…첫 학생시위에 집단퇴학 '초강수'

'국민 입막는' 수치의 미얀마…첫 학생시위에 집단퇴학 '초강수'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정부에 비판적인 영화 등 예술작품을 검열하고 로힝야족 사태 등 민감한 사안을 취재해온 언론인을 잡아 가뒀던 아웅산 수치의 미얀마 정부가 이번에는 교육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학생시위에 집단퇴학이라는 초강수 대응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28일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만달레이에 있는 야다나본 대학은 최근 교육 예산 증액을 요구하며 시위를 주도한 학생 14명을 집단퇴학 조처했다.
퇴학처분을 받은 초 티하 예 초(22)는 "우리는 학칙 위반으로 퇴학 처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우리의 요구는 우리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얀마 전체 학생과 교육 담당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예산 증액을 요구하며 지난 22일 시작된 시위는 나흘간 이어졌으나 경찰의 강제 해산으로 25일 중단됐다.
2015년 총선에서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수치가 이듬해 3월 문민정부를 출범시킨 이후 미얀마에서 열린 첫 학생시위였다.



수치가 주도하는 여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으로 한때 정치범으로 복역했던 민트 마웅 만달레이 지사는 "우리는 법에 따라 대처할 뿐"이라고 답했다.
정치범 출신의 정치분석가인 얀 묘 테인은 "정부의 이번 결정은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학생들의 희생을 무시한 것"이라며 "학생들의 요구를 깊이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반세기에 걸처 독재를 이어온 군부는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강경하게 억눌렀다. 이 시기에 학생들은 군부에 저항하면서 수치의 민주화 항쟁을 지원한 것도 학생들이었다.
1988년 '양곤의 봄'으로 불리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27년간의 민주화 운동 기간에 정치범으로 15년간 가택연금을 당한 적이 있는 수치가 군부 시대를 마감하고 집권하면서 미얀마 민주화에 대해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수치 집권 이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미얀마 정부는 민족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군부의 만행을 비판한 예술영화를 검열하고 상영 불허했고, 정부를 비판하거나 로힝야족 유혈사태와 같은 민감한 사안을 보도하던 기자들을 구금하기도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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