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특성 따라 모양·길이·재질 등 다양
하늘 날아오르는 스키점프는 가장 길고 넓어…크로스컨트리는 '날렵'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동계올림픽 금메달의 절반가량이 걸린 스키는 크게 알파인스키, 프리스타일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스노보드, 노르딕복합의 6개 세부종목으로 나뉜다.
아예 종류가 다른 스노보드를 제외하고 흔히 '스키'라고 하면 양발에 각각 길쭉한 플레이트와 부츠가 결합해 신는 형태를 떠올리게 되지만, 비슷해 보이는 스키들도 각 종목의 특성에 따라 길이나 모양, 소재 등이 천차만별이다.
알파인스키의 경우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 활강과 많은 기문을 통과하며 내려오는 회전에 사용되는 스키의 길이부터 다르다.
스피드 종목인 활강과 슈퍼대회전은 남녀 모두 스키 길이가 200㎝를 넘는 반면 기술 종목인 회전과 대회전에선 여자 회전이 155㎝로 가장 짧고 남자 대회전이 195㎝ 이상이 기준이다.
회전 종목의 스키는 방향을 자주 바꿔야 해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고, 수십 개의 기문에 걸리지 않도록 앞부분이 둥근 것도 특징이다.
선수들이 양손에 드는 폴도 차이가 있는데, 활강이나 대회전, 슈퍼대회전 선수들은 길고 휘어진 폴로 공기 저항을 줄이고 회전 선수들은 직선 형태의 폴을 쓴다.
하늘을 날아올라 최대한 멀리 비행한 뒤 착지해야 하는 스키점프는 떠오르려는 힘(양력)을 받기 위해 특히 긴 것이 포인트다. 더 큰 양력을 받고 착지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다른 종목보다 스키가 길고 넓다. 여러 종목을 통틀어 가장 긴 것이 스키점프의 스키다.
스키 길이 제한이 별도로 없던 시절에 상대적으로 작은 아시아 선수들이 긴 스키를 타고 좋은 성적을 내자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이후엔 길이 제한이 생겼다.
스키 길이는 키의 1.45배까지 쓸 수 있도록 제한됐다. 예를 들면 키가 170㎝인 선수에게 규정상 가장 긴 스키 길이는 247㎝다. 여기에 기준 길이의 최대치를 쓰려면 체중도 키에 따라 일정 수치를 넘어야 한다.
'설원의 마라톤'으로 불릴 정도로 쉴 새 없이 눈밭을 누벼야 하는 크로스컨트리에서는 가장 날렵한 스키를 쓴다.
다른 스키보다 폭이 특히 좁고 눈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앞부분이 뾰족하다.
스키가 무거우면 선수들이 쉽게 지칠 수 있으므로 첨단 탄소 화합물 소재를 써 무게를 줄였다.
크로스컨트리에선 스키가 평행을 이룬 상태에서 빠른 걸음을 걷는 것처럼 앞뒤로 움직이는 클래식 주법과 좌우로도 눈을 제치고 나갈 수 있는 프리스타일 주법이 있는데, 프리스타일용 스키는 클래식용보다 약간 더 짧고 앞이 둥근 편이다.
보행이 편하도록 플레이트와 부츠를 연결하는 바인딩 부분이 앞쪽만 붙어 있고 뒤꿈치는 스키와 떨어지는 것도 크로스컨트리용 스키의 특성이다.
프리스타일 스키의 경우 대체로 알파인스키와 비슷한데, 종목 특성에 따라 조금씩 변화가 있다.
눈 둔덕으로 뒤덮여 울퉁불퉁한 코스를 턴으로 통과해야 하는 모굴에 사용되는 스키는 파손 위험을 줄이고자 앞부분이 단단하게 제작된다. 공중기술도 선보여야 하기에 여기에 편리하도록 알파인스키보다 짧고 가볍다.
하프파이프와 슬로프스타일 종목 스키는 양쪽 끝 부분이 살짝 들어 올려져 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물론 뒤로 이동해야 할 때도 있어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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