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깎이에 발 묶인 구호품…대북제재로 인도적 지원에도 제동

입력 2018-01-28 13:13  

손톱깎이에 발 묶인 구호품…대북제재로 인도적 지원에도 제동
北주민 의료품 담은 컨테이너가 손톱깍이 때문에 中항구에 2주 '발 동동'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미국을 주도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인도적 차원의 구호품마저 발이 묶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북한으로 향하던 두 개의 선박 컨테이너가 중국의 다롄항에서 2주가량 발이 묶였다. 이 컨테이너에는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Christian Friends of Korea)이라는 단체에서 폐결핵과 간염 등에 걸린 북한 주민들을 위해 준비한 의료품이 실려있었다.
중국 세관 당국은 화물에 함께 실려있던 손톱깎이를 문제 삼았다.
유엔의 가장 최근 제재 방안에는 북한에 대한 금속 제품 공급을 제한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손톱깎이가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 중국 세관 당국의 설명이었다.
다행히 중국 당국이 수송품에 대해 특별 승인을 내리면서 의료품을 비롯한 구호 물자가 무사히 북한으로 향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제재가 강화될수록 북한을 돕는 자선 구호단체나 인도주의적 그룹들은 생각지도 못한 경제적 제한이나 관료주의적 장애를 만나게 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손톱깎이를 실은 컨테이너 외에도 미국 퀘이커 봉사위원회(American Friends Services Committee)는 북한에 탈곡기와 퇴비제조기, 삽 등을 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유엔은 인도주의적 도움은 북한 제재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미국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서의 식료품이나 연료 부족 현상을 대북 압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증거로 보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최근 스탠퍼드 대학에서 열린 행사에서 최근 100여 척의 북한 어선들이 일본 해안에 떠내려왔으며, 배에 타고 있던 어민 3분의 2 가량이 숨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에 대해 북한 어선들이 식량이 부족해 돌아가기에도 불충분한 연료만 갖고 겨울철에 고기잡이에 나선 것을 알 수 있다며 "제재가 북한에 정말로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는 많은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이 고려하고 있는 인도적 도움이 과연 북한에 있는 '적절한 사람'들에게 전해질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



그러나 인도주의 단체들은 미국 당국이 특별 수출 면허 등 수많은 요구사항을 내걸면서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과의 거래로 인해 벌금 부과 등을 우려하는 은행이나 공급업체와 일하는 것도 대북 인도주의 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이 같은 외부 원조는 필수적이다. 유엔은 지난해 80만 명의 북한 주민들에게 식료품을 제공했으며 어린이들에 대한 의료서비스에도 애쓰고 있다.



1990년대의 기근 때보다는 훨씬 낫지만 여전히 수만 명의 북한 주민들은 굶주림으로 사망하고 있고, 주민 중 70%는 식품 부족에, 5명 중 2명은 영양실조에 각각 시달리고 있다고 유엔은 전했다.
북한이 부족한 자원을 무기 개발에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제사회의 원조는 더 줄어들고 있다.
북한 어린이와 여성들을 위한 유엔의 1억1천400만 달러(한화 약 1천215억 원) 규모의 펀드모집 계획은 실제 30%만 모금하는 데 그쳤고, 세계식량계획(WFP)은 자금 부족으로 19만 명의 어린이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해야 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