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추모 73주년…유럽선 반유대·반이민 정치세력 득세

입력 2018-01-28 14:52  

홀로코스트 추모 73주년…유럽선 반유대·반이민 정치세력 득세
극우정당 재출현에 각국 지도자 '우려'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 73주년을 맞은 27일(현지시간) 유럽 각국에서 반(反) 유대주의와 반 이민 정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홀로코스트 추모 행사에서 각국 정치 지도자들과 유대인 관리들은 나치의 집단 학살을 통해 인간이 행할 수 있는 악을 늘 상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바르샤바 게토(나치 때 유대인 거주지역)에서 열린 이 행사에 참석해 홀로코스트의 참혹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홀로코스트는 우리에게 악마의 얼굴에 결코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으로 생겨난 서방의 동맹은 이러한 일이 세계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의 안전을 확고히 하고자 헌신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유럽에서 국수주의와 극단주의 성향의 우파 집단이 세를 확대하는 시점에 나왔다.
실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나치 시대에 기원한 우파 정당들이 정치 무대에서 득세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반이민과 반무슬림 성향을 드러낸 극우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원내에 진입했다.
지난해 말 총선을 통해 오스트리아 정부와 연정을 구성한 자유당도 나치 부역자들이 만든 극우정당으로, 노골적인 반이민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이들 두 정당 소속 의원들은 반이스라엘 성향의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게다가 유럽 곳곳에선 반유대인과 반무슬림 기조를 옹호하는 국수주의자들이 점차 대담하게 행동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신나치와 백인우월주의 단체들은 극단적 증오를 퍼뜨리는 주요 장본인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증오의 일반화에 함께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주간 팟캐스트를 통해 반유대주의의 재출현을 언급하며 "그것은 이해할 수 없고 불명예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스트리아 우파 국민당 출신인 제바스티안 쿠르츠(32) 총리는 홀로코스트 추모일을 맞아 자신의 트위터에 "오스트리아인들도 행위자였고 그 끔찍한 홀로코스트 범죄에 연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새 정부가 분명하게 인식하는 역사적 책임을 떠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쿠르츠 총리는 나치와 연관된 자유당과 연정을 구성한 사실 자체로 이미 비판을 받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지난 26일에도 나치즘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쿠르츠 총리와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자유당 대표의 사진에 '스톱'(stop) 사인이 그려진 피켓을 들고 연정에 항의하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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