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태백산맥 정복을 위해 미국 알파인 스키 대표팀이 가상현실(VR) 기술까지 동원했다.
29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미국 알파인 스키 대표선수들은 360도 영상이 펼쳐지는 입체영상 헤드셋을 쓰고, 움직임을 읽는 발판 위에서 대회 코스를 익히는 데 여념이 없다.
미국 알파인 스키 대표팀이 VR을 훈련에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나 유럽 등지에서 열린 그간 동계올림픽과는 달리 평창 대회 코스는 선수들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신기술을 활용하게 됐다.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무릎 부상으로 낙마한 트래비스 가농은 "알프스 같은 산은 15년간 60번 내려와 본 선수가 있을 정도로 선수들의 몸에 코스가 깊숙이 베어있다"면서 "어디서 힘을 써야 할지, 어디서 힘을 아껴야 할지 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림픽에 나서는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평창의 알파인 코스를 달려본 것은 두어 번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 알파인 스키 대표팀은 이 때문에 2년 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의 VR 업체인 STRIVR과 협업하고 있다.
태백산맥의 가리왕산에 마련된 정선 알파인경기장이 선을 보인 2016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스키 월드컵에서 STRIVR은 코스 정보를 확보했다. 코치가 녹화용 헤드셋 등을 착용하고 활강하며 올림픽 코스를 '캡처'했다.
이어 360도 화면, 코스의 요철, 선수들이 올라서는 발판의 움직임을 연동시키는 작업을 거쳐 완성된 VR훈련이 선수들에게 제공됐다. 일부 선수들이 지난해 여름부터 매주 헤드셋을 쓸 정도로 이 훈련방식은 대표팀에서 주목받고 있다.
선수들의 호평에 힘입은 미국 알파인 스키 대표팀과 STRIVR는 이미 유럽의 월드컵 대회 코스의 VR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미국 알파인 스키 대표팀 관계자는 "대회가 시작될 때 대부분의 참가 선수들은 정선 경기장을 많아야 대여섯 번 달려 본 상태일 것"이라면서 "그러나 미국 선수들은 VR훈련을 통해 수십 번도 더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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