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가사도우미 성 학대 사건에 반발해 쿠웨이트에 대한 근로자 신규 파견을 중단한 필리핀이 그 대안으로 중국 취업시장을 노리고 있다.
29일 CNN 필리핀 등에 따르면 실베스트레 벨로 필리핀 노동고용부 장관은 전날 해외 취업 길이 열려있다며 중국에는 필리핀 근로자를 위한 30만 개의 일자리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필리핀인은 영어를 할 줄 알기 때문에 자녀들의 영어 교육을 원하는 중국인 부모들의 환영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벨로 장관은 "중국에서는 영어 선생님에 대한 수요가 크다"며 "한 달에 1천200달러(128만 원)까지 벌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근로자 파견을 위해 다음 달 중국과 근무 조건, 급여 규정 등을 담은 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쿠웨이트에서 필리핀 가사도우미가 고용주의 성폭행에 견디다 못해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이 불거지자 필리핀은 중국 취업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이 사건과 관련, 지난 19일 쿠웨이트에 근로자 파견을 중단하며 쿠웨이트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쿠웨이트에서 이런 사건이 다시 일어나면 현지에 있는 자국 근로자를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경고했다. 현재 쿠웨이트에서 일하는 필리핀인은 20만 명 안팎으로 대부분 가사도우미다.
또 두테르테 대통령은 새로운 취업시장으로 중국을 거론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탈미 친중' 외교노선을 내세우며 중국과의 경제·방위 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필리핀 근로자는 약 1천만 명으로, 이들이 본국에 보내는 돈은 필리핀 경제의 주요 자금줄 가운데 하나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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