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를 결정하는 올해 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 내 파벌 간 연대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일본의 총리는 원칙적으로 다수당의 총재가 맡는데, 자민당의 총재는 당내 파벌 간의 합종연횡을 통해 정해진다. 이런 까닭에 파벌의 움직임은 향후 일본 정치를 예측하는데 중요하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각 파벌들은 당내 세번째로 큰 파벌인 누카가(額賀)파의 내분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55명의 의원을 확보하고 있는 누카가파에서는 파벌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회장의 사퇴론을 둘러싸고 갈등이 치열하다.
누카가 회장은 아베 총리의 3연임을 지지하고 있지만, 소속 의원들은 반(反)아베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아 누카가 회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만약 누카가 회장이 사퇴를 하거나 파벌이 분열될 경우 파벌의 일부 혹은 전부가 누카가파와 친분이 두터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누카가파가 통째로 이시다 전 간사장을 지지한다면 이시바파(20명)와 누카가파 합쳐 75명의 의원이 모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아베 1강(强)'의 뻔한 결과가 예상되던 자민당 총재 선거의 판세는 크게 요동칠 수 있다.
물론 이는 이미 아베 총리가 지지를 확보한 의원 153명에는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기는 하다. 아베 총리는 자신이 속한 최대 파벌 호소다(細田)파(의원수 94명) 외에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가 이끄는 2위 파벌 아소(麻生)파(59명)의 지지를 받아 놓은 상황이다.
다만 이시바 전 간사장이 세를 넓힌다면 니카이(二階)파(44명), 이시하라(石原)파(12명),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을 차기 총재로 밀고 있는 기시다(岸田)파(의원수 46명) 등 다른 파벌들의 움직임에 따라 총재 선거가 아베 총리 지지자와 반아베 연대의 싸움이 될 수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여당 내 야당'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아베 총리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편이어서 아베 총리 인기가 급락했던 작년 8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는 차기 총리감 선호도에서 22%를 얻어 아베 총리(17%)를 물리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다소 인기가 하락해 니혼게이자이가 지난 26~28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차기 총리감 선호도에서 17%의 지지를 얻어 아베 총리(35%)에 훨씬 못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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