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 정전 등에 필요한 비상용 발전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비상시 병원 전체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용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은 29일 밀양경찰서에서 진행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 수사사항 3차 브리핑에서 병원에 설치된 비상용 발전기 용량은 22㎾였다고 밝혔다.
경찰 브리핑에 따르면 세종병원 전체 전력 사용량을 감당하려면 107㎾ 용량의 비상용 발전기가 필요하다.
김한수 경찰 수사부본부장은 "세종병원의 비상용 발전기는 3층 301호 중증 입원환자, 병실 비상용, 엘리베이터 등 3곳에 전원을 공급하는 용도"라며 "비상용 발전기가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던 사망자 3명의 사망과 관련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용 발전기가 정상적으로 작동이 안 된 탓에 인공호흡기가 제 역할을 못 해 환자들이 구조 전에 이미 숨졌다면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참사로 인공호흡기를 착용하던 환자 3명이 숨졌다.
경찰은 화재 당시 병원 내 그 누구도 비상용 발전기를 가동할 생각을 못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행법상 비상용 발전기는 병원이라고 해서 전체 전력 사용량을 감당할 용량의 제품을 설치할 의무는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비상시 비상용 발전기 가동 등 평소에 실시하게 돼 있는 화재대피 훈련 등에 비상용 발전기 가동 책임자 지정 여부와 실제 훈련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이밖에 비교적 소규모 용량인 비상용 발전기가 실내가 아닌 병원 외부에 설치돼 있어 최근과 같은 한파 등의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세종병원 비상용 발전기의 정상 작동 여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세종병원 병원장·이사장·총무과장 등 3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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