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중국의 인터넷 감독 당국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가 콘텐츠 검열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부 서비스를 잠정 폐쇄토록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9일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인터넷신식판공실(국신판) 베이징판공실이 지난 27일 웨이보 임원을 소환해 저속하고 음란한 내용 검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고 보도했다.
국신판은 또 성명을 통해 웨이보가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적 내용을 올리는 것을 허용하고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콘텐츠 등록을 묵인하는 등 각종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음란물과 폭력적 내용, 정치적으로 민감한 콘텐츠를 제거하기 위해 국신판이 벌이고 있는 인터넷 정화 운동의 하나로 내려진 것이다.
이와 관련, 웨이보는 최고 인기 검색 부문 등 각종 서비스를 오는 2월3일까지 일주일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보는 또 모든 계정과 운영을 철저하게 재점검하고 오류를 바로잡으라는 명령도 받았다.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중국 소셜미디어네트워크인 웨이보는 몇 년 전 당국이 국가 정책에 대한 온라인 공개토론을 금지하도록 한 이후 사회문제나 연예뉴스 등 민감도가 낮은 콘텐츠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국신판은 "시나웨이보가 관련 인터넷 법령과 규정을 위반하고 불법 정보를 퍼뜨렸다"면서 "나쁜 가치를 확산시키고 인터넷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국신판은 이어 쟁점 순위, 최다 검색, 최다 검색 인사, 최다 검색 관련 주제,문답 등을 문제성 있는 항목으로 거론했다.
중국 인터넷 감독 당국의 이번 조치는 관영 잡지 쯔광거(紫光閣)가 "쯔광거기름배수로"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웨이보 최다 검색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촉발된 것이다.
중국 인기 래퍼 PG ONE(23) 팬들은 잡지 쯔광거가 이 가수의 노래 가사와 삶의 모습을 조롱하며 비판한 것에 앙심을 품고 해시태그를 달며 복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보 이용자들은 당국의 계정 폐쇄 조치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한 이용자는 "항상 유명인사들의 파혼이나 새로운 교제를 놓고 뉴스가 넘쳐난다"면서 "얼마나 지루한 것이냐"고 한탄했다.
반면 "기업이 이윤을 얻기 위해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냐"고 반문하고 "물론 사회주의 핵심 가치와 모순되는, 최다 검색 순위를 독차지하는 유명인사들이 있지만 당국의 관심을 끌 만한 다른 많은 주제가 있다"는 반발 의견도 있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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