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받아들이고 성장…좋은 교사돼 다문화가정 오해 풀래요"

입력 2018-01-29 16:02  

"다름 받아들이고 성장…좋은 교사돼 다문화가정 오해 풀래요"
춘천교대 다문화전형 첫 합격생 심은혜양, 첫 강원희망장학생으로 뽑혀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강원도 내 농어촌 출신 고등학교 졸업예정자 중 춘천교육대학교에 최종 합격한 6명이 첫 강원희망장학생으로 뽑혔다.
이 중 춘천교대가 2018학년도 수시모집에 신설한 '다문화가정의 자녀' 전형 첫 합격생인 정선 임계고 심은혜(19·여) 학생이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교사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 눈길을 끈다.
심양은 한국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1학년이던 2012년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직장에서 갑작스레 쓰러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어머니와 심양만 남겨졌다.
전국을 돌며 농사일을 돕는 어머니는 딸을 자유롭게 키웠다.
심양은 아버지의 빈자리에도 스스로 학업에 의지를 불태우며 내신 1등급을 놓치지 않았다.
초등교사 꿈은 중학교 2학년 박순균 담임선생님을 만나면서 갖게 됐다.
의지가 약했던 사춘기 소녀에게 박 선생님의 격려는 큰 힘이 됐고, 교사라는 직업을 동경하게 됐다.
심양은 "선생님의 격려 이후 수업시간에 한 번도 자본 적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집중했다"고 자부했다.



고교 진학 후에는 교내 연극동아리에서 청소년끼리 고민을 해결해주는 연극에 참여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깨달았다.
이는 대학 입학 자기소개서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고 최종 합격이란 선물로 돌아왔다.
한때 인터넷에서 동남아 여성들과의 국제결혼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누리꾼들을 보고 속상한 적도 있지만 좋은 교사가 돼 다문화가정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이 심양의 목표다.
심양은 "누구에게든 온화하게 대하는 교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원교육희망재단은 최근 강원희망장학생으로 심양 등 춘천교대 합격생 6명을 선정했다.
모두 춘천교대 졸업 후 강원지역에서 교사로 근무를 희망하는 의지가 남다르고 투철한 봉사 정신을 갖춘 농촌 지역 출신 학생들이다.
심양에게는 다음 달 9일 임계고 졸업식에서 대학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준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29일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소식"이라며 "강원도 시골 작은 학교 출신 학생들이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쳐 가겠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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